은행 기업부실부담 가계에 떠넘기기

은행들이 올들어 가계대출을 대거 회수하고 기업에 비해 훨씬 비싼 이자를 물림으로써 기업부도로 인한 부실책임을 가계에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 1~9월중 모두 11조3,200억원의 가계대출(신탁대출 포함)을 회수, 총대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말 32.2%에서 29.2%로 낮아졌다.

또 가계대출에서 담보대출의 비중이 49.2%에 달해 기업대출의 담보비중 43.7%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대출중 보증기관의 보증대출이 9.9%를 차지해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으려면 사실상 담보가 필요한 현실을 감안하면 은행이 가계에 빌려준 돈의 60%는 담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은행들은 이와 함께 실세금리 인하와 정부의 금리인하 요청에 따라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기업에는 적극적인 반면 가계에는 소극적인 이중자세를 취하고 있다.

가계 대출금리는 지난 8월 14.9%에서 9월 14.7%로 0.2%포인트 떨어진데 비해 같은 기간 기업 대출금리는 15.0%에서 14.2%로 0.8%포인트 하락, 가계가 기업 보다 훨씬 비싼 이자를 물고 있다.

한은은 은행들이 기업대출중 신용보증기금의 보증부대출은 2%포인트 내외의 이자를 깎아주면서 부실위험이 낮은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이자감면폭이 0.5~1%포인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권홍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