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급등락장을 연출하면서 ‘시장중립형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시장중립형펀드는 주식을 편입하면서도 파생상품 등을 연계, 주식의 위험성을 줄이고 채권형보다 높은 수익을 얻도록 설계된 상품.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위험에서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주식시장이 사상최고치 돌파를 앞두고 조정국면에 접어들자 지수에 대한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의 시장중립형펀드 가입이 늘고 있다. ◇보수적 투자자에 안성맞춤= 시장중립형펀드는 기본적으로 ‘채권 수익률+α’를 목표로 운용된다. 매월 일정수준의 ‘플러스’ 수익률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방식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 파생상품을 이용한 무위험 차익거래와 주식편입비를 조절하는 운용방식이 사용된다. 일부 펀드는 자산의 70~80%까지 주식편입비율을 높여 저평가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하되 그 만큼을 선물매도 포지션으로 잡아 사실상 주식편입비율을 크게 줄이고 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의 이재순 분석팀장은 “주식형펀드이지만 실제 주식편입비율을 5%내외로 줄여 실제 주식편입효과는 거의 없는 상품”이라며“하락장에서도 수익률을 방어하고 주가상승시에는 일정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중립형 펀드의 일종인 보험형펀드도 지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원금을 깨뜨리지 않고 ‘수익률α’를 추구하는 시장중립형처럼 보험형은 채권비중을 높이고 채권 이자 발생부분만으로 주식을 사 주식편입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파생상품투자로 위험줄여=대한투자증권이 판매중인 ‘인베스트비과세펜스 주식형펀드’는 주식편입비율이 75%에 달하지만 계획된 옵션매매 전략에 따라 주가하락시 풋매수로 하락위험을 줄이고 주가 상승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미래에셋롱숏주식형펀드’도 주식 매수와 동시에 코스피200선물을 매도하는 시장중립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뉴RCF파생상품’은 일정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 위주로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식시장이 하락할 경우 주식편입비를 늘이고 시장 상승시 수익확보를 위해 편입비를 줄이는 방식을 반복해 수익을 추구하도록 설계됐다. CJ투자증권이 판매하는 ‘빅앤세이프 프리타켓펀드’는 가입시 고객이 목표수익률 및 손실한도를 정해 운용하는 펀드다. 손실위험관리를 통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으며 주식형펀드와 혼합형펀드 가운데 하나를 골라 투자한다. 삼성투신운용에서 운용하는 보험형펀드인 ‘삼성세이프업펀드’는 주가변동에 따른 편입비율을 조절해 변동성이 심한 주식시장에서도 투자자산의 90%가 보존되도록 운용되는 게 특징이다. ◇운용능력 꼼꼼히 살펴야=시장중립형 펀드의 목표수익률은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계돼 높지 않다. 매월 0.6~1%정도의 수익률을 쌓아 1년 수익률이 8~12%선이 되도록 잡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올들어 24일까지 시장중립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14%정도로 연 수익률 예상치는 4.9%정도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이자율 3.5%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셈이다. 상품별로도 수익률차이가 심하다. 인베스트비과세펜스의 경우 올들어 수익률이 17.84%에 달하고 빅앤세이프프리타켓은 31.22%로 일반주식형 펀드 평균수준을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 주식형펀드의 경우 올들어 평균수익률은 26.16%에 달했지만 채권형은 1.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주 대우증권 마케팅팀장은 “시장중립형펀드는 운용사의 운용능력에 절대적으로 좌우돼 주식형펀드처럼 종목선정 실패로 수익이 기대치에 못미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펀드평가 평가팀 관계자는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거두는 게 펀드운용의 목표인 만큼 그동안 매월 일정수준의 플러스 수익률을 거뒀는지 여부를 꼼꼼히 살핀 후 상품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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