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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52)씨는 지난 2004년 1월20일 용인 동백지구 내 46평형 아파트를 3억2,500만여원에 분양받았다. 그는 올해 4월7일 본인 명의로 소유권 등기를 하자마자 같은 날 이모씨 앞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했다. 김씨는 3억5,000만원에 아파트를 즉시 판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신고한 매도가격은 시세보다 5,000만원이나 싼데다 자신 앞으로 소유권 등기를 하자마자 곧바로 이전등기를 하는 등 문제투성이였다. 전매제한이 돼 있는 아파트 분양권을 웃돈을 얹어 미리 팔아놓고 아파트가 완공되면 본인 명의로 등기를 한 후 곧바로 아파트를 매매하는 형식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는 이른바 ‘복(復)등기’가 이뤄진 셈이다. ◇화성ㆍ동탄 및 강남 재건축까지 조사 확대=국세청은 이 같은 행위가 용인뿐 아니라 수도권 주요 재개발 및 신규 아파트에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고 보고 조사 전선을 확대할 방침이다. 판교 신도시는 물론 6월부터 내년 3월까지 입주가 이뤄질 화성ㆍ동탄지구에 우선적으로 조사를 집중하되 수도권의 재건축 입주권도 면밀하게 파악할 계획이다. 국세청이 복등기 혐의자를 기획조사 형식으로 대거 적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에 국세청의 복등기 조사 대상에 오른 사람은 모두 30명. 용인 등 신규 입주 아파트와 강남 재건축 아파트 등이 주요 타깃이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복등기는 당첨자와 분양권 매입자가 거의 동시에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친다는 뜻에서 부동산업계에서 사용되는 용어”라며 “상호 신뢰 관계에 따라 2명이 당일 소유권 이전등기를 모두 마치는 경우도 있고 한두달 시차를 두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김모씨의 경우 복등기를 하고 6월20일 아파트를 3억5,000만원(시세는 4억원)에 양도한 것으로 양도소득세 1,100만원을 신고 납부했다”며 “양도세 탈루 혐의 조사에서 불법 전매행위가 확인되면 탈루세액 추징은 물론 관계기관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규정상 이런 행위가 적발되면 주택공급계약이 취소되며 매매 당사자와 중개업자 등 알선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약국 열고 6개월간 15억5,000만원 벌어=판교 주변 부동산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는 약국을 연 뒤 6개월 만에 15억원을 번 ‘기이한’ 상황도 드러났다. 지난해 9월 2억원을 들여 약국을 개업한 양모(27)씨는 이듬해 3월 14억5,000만원 규모의 강남 고가 아파트를 구입한 것은 물론 1억원짜리 고급 승용차도 구입했다. 약국 개업 6개월여 만에 15억5,000만원을 번 셈. 국세청은 양씨가 자영업을 하는 아버지에게서 약국 개업비를 포함해 부동산 취득자금 등 17억5,000만원을 증여받으면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양씨의 아버지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 동안 보유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양도했지만 양도대금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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