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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추세를 역행하라"

'유럽 투자의 신화' 코스톨라니가 들려주는 투자지혜■ 투자의 비밀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미래의창 펴냄 최근 증시가 잠시 냄비처럼 달아 올랐었다. 한국경제와 증시를 낙관하는 기사가 연일 신문 지면을 도배질 했다. 몇 일새 가격이 몇 갑절 급등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한 달만 수십 배로 뛰어오른 주식도 있었다. 은행예금을 빼고, 심지어 대출까지 내서 증권 투자자금을 늘리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수익률이 은행 이자를 넘기면." 그러나 금리가 상승 움직임을 보였고, 증시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코스닥 열풍이 불었던 2000년 초반에도 그랬다. 개미(일반투자자)는 역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왜 실패를 거듭하는 걸까? 유럽 증시의 신화적인 투자자로 추앙 받는 코스톨라니는 자신의 저서 '투자의 비밀'에서 투자자들이 실패를 반복하는 이유는 추세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906년 헝가리에서 태어나 18세에 파리 증권계에 입문, 1999년 영면의 순간까지 80여년간 유럽 최고의 투자자로 명성을 지켜왔던 코스톨라니가 고수했던 투자의 비밀은 다름 아닌 '추세의 역행'이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적극 매수에 나설 때 과감하게 팔고, 남들이 모두 끝났다고 아우성 칠 때 느긋하게 저가 우량종목을 긁어 모으며, 주변에서 앞다퉈 은행 돈을 증권계좌로 옮기면 거꾸로 주식을 재빨리 현금화하는 것 등이 바로 추세의 역행이다. 그는 특히 금융기관이나 일부 세력들이 제시하는 추천종목은 무시해 버리라고 당부한다. "누군가 덥석 추천종목을 가르쳐 주는 경우라면, 이는 어떤 세력이나 금융기관이 대중에게 그 주식을 팔기 위해 선전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이른바 '작전'이 이런 경우다. 코스톨라니는 묻는다. "가난해 굶주리는 친구가 있다. 그에게 생선 한 마리를 주는 게 도움이 되겠는가, 아니면 평생 생선을 잡을 수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게 더 좋겠는가?" 이 책에서 저자는 경험 많은 어부에, 생선은 추천종목에, 독자들은 굶주리는 친구에 각각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코스톨라니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생선(추천종목) 한 마리 건네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생선을 망망대해(증시)에서 직접 건져 올릴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전수해 준다. 그는 "성공하려면 추천 종목을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아이디어와 의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증시에 두 가지 투자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하나는 소신파이고, 다른 하나는 부화뇌동파. 그런데 소신파 투자자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이 부화뇌동파이다. 이들 부화뇌동파는 기관과 세력들의 배만 불려주는 '바보'들이다. 선택은 둘 중 하나다. 바보가 될 것인가, 소신파 투자자가 될 것인가? 저자는 바보가 소신파 투자자로 거듭나는 길잡이 노릇을 자임한다. 그는 80여년간 숙성된 경험과 지혜를 녹여 문답 형식으로 개인투자자가 가장 알고 싶은 '투자의 비밀' 200여가지를 적절한 비유를 섞어가면서 귀에 쏙쏙 들어오게 들려준다. 그 중 하나. 증권시장과 자금시장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다. "큰 대야 속에 작은 대야가 있다. 큰 대야는 전체 경제의 돈이 들어있는 자금시장이고, 작은 대야는 증권시장이다. 정부의 정책, 금리, 무역수지 등의 요인에 의해 큰 대야의 수위가 높아져야 작은 대야로도 물이 흘러 들어온다. 따라서 큰 대야의 물을 늘 주시해야 주가의 추이를 예측할 수 있다." 코스톨라니의 '투자의 비밀'은 결국 '추세의 역행'으로 모아진다. 그는 "투자자는 경기 순환에 반대로 행동해야 하고, 주식시장에 있는 대중의 일반적 생각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한다.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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