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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IMF금융지원후 증시환경변화:중)
입력1997-11-27 00:00:00
수정
1997.11.27 00:00:00
강용운 기자
◎구제금융불구 주가 42%나 하락/지원요청전 여건부실채권 확산에도 대외신용도 실추우려 구제금융요청 늦춰 자금지원효과 ‘미미’/경제 재건대책GDP성장률 축소 부실금융기관 폐쇄 임금·물가상승 억제 부가세 인상 추진/지원후 금융시장환율 여전히 상승 금리만 겨우 안정세 내년 고물가 본격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태국은 멕시코와 유사하게 IMF의 요구대로 긴축재정책을 실시했고 부실금융기관 처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이들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IMF자금지원도 한꺼번에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태국정부의 노력여하에 달린 만큼 태국증시가 회복세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게다가 한국의 IMF자금지원신청은 태국증시를 더욱 얼어붙게 만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태국 주식시장 추이
IMF의 지원 이후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태국 SET지수는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난 7월28일 이후 6백80.67포인트에서 무려 41.6%가 하락, 지난24일 3백97.55포인트를 기록했다. 환율도 여전히 불안하다. 은행간 금리는 지난 7월28일 17.0%에서 9월8일 27.38%까지 치솟은 후 하락반전, 현재 20%대에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경제전문가들은 『10월들어 겨우 동남아 증시가 안정세로 돌아선 마당에 한국의 IMF지원 신청은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단기간에 하락세에서 오름세로 급반등한 멕시코와는 현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때는 호황기로 접어들고 있던 미국의 든든한 지원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가 여력이 있었지만 현재는 한국, 일본을 비롯해 전세계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증시전문가들은 『빨라야 2·4분기께에 가서야 SET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IMF구제금융요청 이전의 태국 증시여건
지난 93년 금융자유화의 하나로 역외금융시장이 설립된 후 대규모 해외자금이 유입, 증권 및 부동산시장이 과열됐다. 버블경제의 형성으로 경제구조가 부실화됐고 수출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문제가 심각했음에도 불구, 태국금융당국이 이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다는 점은 우리와 비슷하다. 외환시장에서 고정환율제를 고수함에 따라 바트화는 올들어 국제 외환시장에서 주요투기대상이 됐다. 지난 7월2일 환율시스템을 바스켓방식에서 변동환율제로 변경한 후에도 외화 유출, 바트화 폭락이 지속되자 태국정부는 결국 6일 후인 7월8일 2백억달러의 차관도입을 발표했고 같은달 28일 IMF구제금융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IMF구제금융 등 국제자금 지원내역
IMF구제금융 39억달러를 포함해 세계은행 15억달러, 아시아개발은행(ADB) 12억달러, 일본 40억달러 등 지원 약정금액이 총1백66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IMF는 자금지원을 결정한 지난 8월11일 16억달러를 태국정부에 제공했고 오는 30일에는 중간과제 달성여부를 평가해 8억1천만달러의 추가 지원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태국정부의 경제 재건책
태국정부는 IMF의 조건부 차관을 제공받기 위해 지난 8월5일 긴급경제재건대책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42개 부실금융사의 추가 폐쇄 및 부실금융 회사 합병을 통한 금융기관 활성화 조치 ▲긴축재정 및 임금상승 억제책 ▲부가가치세 3 .0% 인상 등이다. 이와함께 정부측은 IMF와의 협의를 거쳐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 목표를 2.5%로 축소하고 경상수지 적자를 GDP의 5.0% 이내로 줄이기로 했다. 소비자 물가도 연내 9.5%내에서 묶어두기로 했다.
또 외환보유액은 4.2개월치의 수입결제가 가능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이고 공공투자를 축소해 여분의 자금으로 금융산업 구조개편을 지원키로 했다.
◇IMF구제금융 후 금융시장 환경변화
태국정부는 종합대책을 발표한 후 외환시장과 증권시장, 자금시장의 안정을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태국 바트화 환율은 구제금융 결정일인 지난 8월11일 달러당 31.15바트에서 10월말 40.1바트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금시장만 지난 9월초 이후 금리 상승세가 꺾여 어느정도 안정세를 되찾은 모습이다.
신규투자 중단과 구조조정의 여파로 수출까지 부진, 올해 경상수지 적자폭은 9백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올해 예상 GDP의 5.5%에 이르는 것으로 IMF가 제시한 목표치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지난 10일 영국의 경제예상 기관인 DRI사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태국의 GDP성장률이 IMF 예상치인 2.5%보다 더 낮은 2.0%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내년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돼 GDP성장률이 마이너스 0.7%로 추락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IMF가 예상한 내년도 성장률 3.5%는 그야말로 목표치인 셈이다.
물가도 심상치 않다. 정부재정현실화를 위해 공공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내년초부터 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태국경제가 물가상승, 경기침체의 두가지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테그플레이션」상태로 접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때 태국증시침체가 멕시코의 경우보다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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