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집중호우로 강원ㆍ경기 지역에서 서울로 연결되는 도로 곳곳이 두절되는 바람에 ‘물류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다. 벌써부터 서울의 주요 농산물 유통시장에는 농산물 유입이 중단돼 물가관리에 ‘빨간등’이 커졌다. 이에 따라 도로 등 물류시스템이 조속히 복구되지 않으면 이번주부터 농산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여름철 채소와 과일 등 주요 농수축산물의 공급지인 강원과 경기도의 일부 채소밭이 유실되거나 토사에 묻혀 무ㆍ배추ㆍ고추 등 밭작물 공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수해를 입지 않은 지역의 채소밭들도 농산물 포장 등 수확 작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여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으로의 공급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 경기도 일대의 농경지 침수 피해면적은 논 687㏊, 밭(시설채소 포함) 128㏊ 등 모두 815㏊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를 비롯, 대형마트의 경우 현재 강원 지역으로부터의 채소류 반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일주일치 물량을 재고로 확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연휴가 지난 후 본격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채소류 바이어들은 농가 피해 및 출하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강원도 및 경기 북부 지역으로 직접 출동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품질이 떨어져 매입하지 않았던 물량까지 확보하고 있지만 주요 도로가 유실돼 물류기지로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협유통 마케팅 관계자도 “상등품은 물량이 달리는 등 벌써부터 가격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부 지역에 위치해 있는 시멘트 공장 등 제조업체들도 원료 조달과 생산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산업 피해도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이 지역 시멘트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강원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영동고속도로의 3분의1이 소통두절 상태에 빠져 서울ㆍ수도권 지역과의 소통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일러야 19일 이후에나 복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그동안 대규모 물류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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