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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여성 셋 모여 호프집경영 자립꿈

“경영으로 성공하고 싶어요. 우린 이미 두만강을 건너면서 목숨을 던졌으니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대동강호프`를 운영하고 있는 세 명의 탈북 여성 주순영(38), 강예정(38), 양나리(35)씨는 남한에서 사업으로 성공해 최고 경영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키워가고 있다. 사장을 맡은 주순영씨는 북한에서 잘 나가던 배우로 백두산창작단에서 제작한 영화 `사령부를 멀리 떠나서`에서 김일성 주석의 부인인 김정숙 역할을 맡았었다. 주씨는 “경제난 때문에 평양에서 식당사업을 하려 중국 사업가를 만나러 두만강을 건너 옌볜으로 갔는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북한 공안당국의 추적을 받아 남편과 자식을 두고 고향을 등질 수 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서울에서 멋진 음식점을 차려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예정씨는 인민군에서 우리의 주임상사 격인 사관장을 했던 여군 출신으로 남편이 병으로 사망한 뒤 북한을 떠났다. 주씨와 강씨는 중국 베이징 한국영사관에서 한국행을 신청하기 위해 기다리다 만난 동갑내기로 서울에 와 사업을 같이 하게 됐다. 강씨는 “많은 탈북자들이 남한 정부로부터 받은 돈으로 즐기려고만 한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배워 경영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프집 막내인 양나리씨는 탈북자 정착 지원시설인 하나원 선생님의 소개로 이들과 합류, 숙식을 함께 하며 사업성공을 꿈꾸고 있다. 이들은 일단 호프집으로 사업을 시작해 규모가 큰 식당 사업을 할 계획이며 남쪽 사업가들이 함께 일해보자고 제의를 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쪽에서 예술인 생활을 했던 주씨는 라이브 음식점을 차려 탈북자들이 공연도 보여주고 서빙도 하게 함으로써 남쪽 사람들에게 민족애를 느끼게 하고 탈북자들의 일자리도 만들어주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사업가로 크기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이들이지만 북에 두고 온 자식들과 가족들의 모습이 떠오를 때면 서로 부둥켜 안고 실컷 울기도 한단다. 강씨는 “자식들이 보고플 때면 정말 넘기기 바쁘다(참기 힘들다)”며 “돈을 많이 벌면 고아원 같은 것을 세워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호프집에는 동료 탈북자나 탈북자 지원을 담당하는 통일부 직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 통일부 직원은 “한국에 와서 쉽게 살려고만 하는 탈북자들이 많은데 이들의 생활은 정말 모범”이라며 “곁에서 지켜보면 꼭 성공할거라는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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