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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증보험의 차기 사장에 김옥찬(58·사진)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서울보증 사장 자리는 일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자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세월호 사고로 촉발된 민간출신 중용 흐름을 확인하는 리트머스종이이자 시장출신 간 수싸움을 가늠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
서울보증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사장후보 면접을 갖고 이같이 결정하고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장을 선임한다.
서울보증보다 더 큰 관심은 차기 은행연합회장과 생보협회장이다. 두 기관은 각 금융권역의 대표적 이익단체인데다 그동안 퇴직관료들의 전유물 취급을 받았던 곳이다.
사회적 지위가 서울보증보험 사장보다는 몇 단계 위라는 얘기다. 더욱이 하반기 최고의 CEO 선출 이벤트였던 KB금융 회추위가 마무리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받고 있다.
두 곳은 손보협회장, 서울보증 사장과 마찬가지로 관료 출신은 배제한다는 대원칙이 정해졌다.
일단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는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과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이 유력하다. KB금융 회장선거에 나섰던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도 후보로 점쳐지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조 전 행장과 이 이사장 모두 은행장 재임 시절 각각 강력한 카리스마와 무난한 일 처리 등으로 내외부 신망을 얻었다. 조 전 행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이 되면 이 이사장은 내년 출범 예정인 서민금융진흥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생보협회장을 놓고는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과 고영선 교보증권 부회장, 신은철 전 한화생명 부회장 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손보협회장에 LIG손보 출신인 장남식 회장이 취임함에 따라 생보협회장은 삼성 출신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손보협회장 선출 때는 삼성 출신이라는 점이 오히려 감점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 같은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2월 생보협회장 선임을 끝으로 2014년 CEO 선출이벤트가 종료되면 시장의 관심은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여부와 차기 하나은행장 쪽으로 급속히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대안이 없다는 평가 아래 연임이 유력하다. 일각에서 윤상구 전 우리금융 전무가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 회장이 워낙 매끄럽게 일 처리를 해온 점을 당국도 인정하고 있어 교체 명분을 찾기가 도리어 힘들다는 평가다.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김종준 하나은행장 후속 인사도 관심거리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김 행장은 임기만료 후 그룹을 떠날 것이 확실시된다.
차기 하나은행장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라인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라인 간 경합이 예상된다. 하나은행 내부에서는 함영주 충청영업그룹 대표가 김정태 회장 라인으로 꼽힌다.
내년 3월 임기가 돌아오는 신한은행장의 경우 이변이 없는 한 연임이 확실하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법인 수장은 홍기택 현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확실시되지만 일각에서는 새로운 인물이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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