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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투신매각의 대명제는 금융산업 발전
입력2004-04-13 00:00:00
수정
2004.04.13 00:00:00
LG투자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 및 대한투자증권의 인수 의향서 접수가 엊그제 마감됨에따라 이들 증권사의 매각작업이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갔다 .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투ㆍ대투증권은 증권ㆍ투신산업 구조조정의 핵심이란 점에서, LG투자증권은 여전히 금융시장의 불안요소로 남아있는 LG카드 문제 처리의 한 수단이란 점에서 이들 회사의 매각작업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매각작업의 출발은 일단 좋아 보인다. 한투ㆍ대투증권을 사겠다고 나선 기업이 몇 개인지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국내외 15~20개 업체가 의향서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LG투자증권도 세계적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가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5개사가 의향서를 제출했다 . 사겠다는 사람이 많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고 더 나아가 보다 유리한 조건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일각에서는 한투ㆍ대투의 경우 인수희망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각가격이 당초 이야기되던 것보다 2배 나 높은 1조원대까지 뛰어 거품이 우려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매물의 상품성은 확인된 셈이다. 그렇다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과제인데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바로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지금까지 계속돼온 은행ㆍ기업들의 매각과정에서 나타났던 문제점과 시행착오를 피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매각작업이 국내 증권ㆍ투신산업 발 전을 대명제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자본의 국적에 차별을 둬서는 안되지만 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재무적 투자자는 가급적 배제하는 게 바람직 할 것이다.
일단 인수한 후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것을 주업으로 하는 헤지펀드 보다는 자산운용사업에 의지를 가지고 선진기법을 도입해 자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더불어 국내 관련산업 발전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투자자를 우선시 해야 한다.
외환위기 후 외자유치에 급급한 나머지 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투기적 자본 에 넘겨준 금융회사들의 경영행태를 보면 그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다. 외 국 투자가들이 인수하면 선진금융기법이 전수돼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게 우리의 의도이자 기대였다.
그러나 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헤지펀드들이 인수한 금융기관들의 영업은 소매금융, 그것도 집을 가져오면 돈을 빌려주는 ‘전당포식 영업’이 주류 를 이루고 있는 게 지금의 실정이다. 또 이들 때문에 우리의 금융ㆍ산업 정책이 차질을 빚는 경우도 많다.
매각과정의 투명성과 함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가 뒤늦게 발을 뺄 수 없도록 구속력 있는 제안서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기아차나 현투증 권의 경우처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업체들이 나중에 나자빠지는 바 람에 시간만 허송 했던 일이 되풀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출발이 좋은 만큼 앞으로의 진행과정에서도 치밀한 준비와 협상력을 발휘해 매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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