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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지금 실시간 환율 얼마죠?"

‘지금 실시간 환율이 얼마죠.’ 실시간 환율알림을 차단하고 은행이 제공하는 환율에 따라 환거래를 해야 하는 ‘환율 이원화 제도’가 실시된 첫날, 기업들은 진짜 환율을 알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은행이 제시하는 환율(준거환율)을 믿지 못하고 달러를 사거나 팔 때마다 일일이 은행에 전화를 해 실시간 환율을 파악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은행 딜러들이 문의전화에 시달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기업들이 은행이 제공하는 준거환율이 과거(실시간 환율 제공시)에 비해 차이(스프레드)가 벌어진 사실을 알고 있어 선뜻 거래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며 “환거래에 나설 때마다 은행에 전화해 실시간 환율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로서는 거래주문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에 실시간 환율을 알려 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몇 군데만 전화해봐도 어디가 유리한지 확인할 수 있어 실시간 환율을 제공해 줄 수밖에 없다”며 “환율 시세 이원화 제도가 정착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들은 은행들이 제시하는 준거환율이 실시간 환율과 얼마나 스프레드가 벌어져 있는지 파악하느라 업무량만 늘었다는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K기업의 외환담당자는 “아직 은행이 제공하는 준거환율에 대한 신뢰성이 없다”며 “은행들이 전화 주문시에는 실시간 환율을 알려주고 있어 큰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 시행 첫날 일부 대기업과 금융회사 HTS에서 실시간 환율을 보고 있다는 루머가 퍼지는 등 기업간 정보격차에 대한 불신감도 여전했다.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연초부터 환율급락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환율 시세 이원화로 과도한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대기업에 비해 거래가 적은 중소기업들에는 환율 이원화가 아니라 차별화 제도라는 지적이다. 정부와 외환당국은 초기에 나타나는 부작용을 즉시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자원부는 2일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의 전일 시간대별 환율을 수출보험공사ㆍ중소기업진흥공단ㆍ무역협회ㆍ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홈페이지에 게재하도록 해 중소기업들이 은행의 준거환율 비교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외환거래 은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은행들도 적정한 환거래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외환당국도 실시간 환율 자체를 모두 제공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호가자료를 주지 않는 등 제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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