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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좋은 조건에 국채 성공적 발행, 유럽증시 훈풍·유로화 강세
입력2010-06-18 17:10:21
수정
2010.06.18 17:10:21
유로당 1.24달러 선 회복… 일부선 기술적 반등 지적도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유럽 금융시장의 불안이 서서히 진정되고 있다. 스페인 등 일부 재정위기 국가들이 국채를 비교적 좋은 조건에 잇달아 발행하자 유럽 주식시장도 상승기조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유로화도 강세로 돌아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17일(현지시간) 30억유로의 10년 만기 국채와 4억7,920만달러의 30년 만기 국채 등 약 35억유로(약 43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시장의 관심을 끈 것은 발행에 성공했다는 사실보다 발행조건이다. 10년 만기 국채의 낙찰금리는 4.864%로 이날 10년물 국채의 시장 유통수익률보다 낮았다. 이는 채권투자자들의 스페인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응찰률은 1.89배를 기록했다.
데이비드 와트 RBC캐피털 애널리스트는 "국채 수익률이 스페인 정부가 원하는 수준보다는 아직 높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시장이 가격만 적당하다면 스페인 국채를 살 용의가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시아란 오하간 소시에테제네랄 채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스페인 채권에 대한 강한 수요는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35억유로의 국채 발행은 시장에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0.11%포인트 하락해 4.761%를 기록했고 벤치마크인 독일 국채(분트)와 스페인 국채의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도 2.11%포인트에서 2.06%포인트로 축소됐다.
하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도이체방크 뉴욕사무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라보그나는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떨어졌지만 평상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시장은 긍정적인 소식이 더 많이 전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 가운데 재정적자가 3번째로 많고 오는 7월 중 247억유로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여기에 최근 들어 스페인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가 불거지고 시장에서는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스페인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았다.
유로존 4위의 경제국인 스페인이 그리스 같은 사태에 빠질 경우 유로화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 된다. 스페인이 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하면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1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미국 달러 대비 0.52% 상승하며 1유로당 1.2379달러를 기록, 3주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으며 18일에는 1.24달러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유로화의 가치 상승이 최근의 과도한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뿐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그레그 기브스 RBS 외환담당 전략가는 "1.25달러 수준에서는 저항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17일 스페인 최대 은행인 방코산탄데르는 1.6% 상승했고 BBVA 역시 1.3% 올라 월간 최고가를 기록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IBEX35지수도 0.7% 상승해 9,755.10을 기록했다.
한편 위기의 근원지인 그리스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이 17일 "긴축 프로그램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스 정부 및 중앙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안정 및 성장 프로그램'의 이행상황을 점검한 합동조사단은 "중앙정부의 수입이 예상치에 근접하고 지출은 강력히 통제되는 등 재정적자 축소 성과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그리스가 지난 5월 EU와 IMF로부터 3년에 걸쳐 1,100억유로를 지원 받으면서 약속한 긴축정책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IMF와 EU에서 구제기금을 지원 받으면서 방만한 공공 부문을 축소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3.6%에 달했던 재정적자를 2014년 2.6%까지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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