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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내외 참모ㆍ각료와 라운딩
입력2003-05-04 00:00:00
수정
2003.05.04 00:00:00
박동석 기자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4일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등 참모진과 일부 장관들과 함께 취임후 처음으로 18홀 풀코스를 돌며 골프를 쳤다.
청와대는 이날 노 대통령 내외을 포함한 12명의 참모진, 장관들이 서울 태릉골프장에서 각각 4명씩 3조로 나눠 골프를 했다고 발표했다. 총 라운딩 시간은 오전 5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4시간.
이날 골프에는 대통령 내외를 비롯, 김 부총리,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 유인태 정무수석, 권오규 정책수석, 이해성 홍보수석, 김희상 국방보좌관, 반기문 외교보좌관, 조윤제 경제보좌관, 김태유 정보과학기술보좌관, 김세옥 경호실장등 12명이 참석했다.
◇골프 금지령 사실 아니다 = `먹고살기가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힘든데 대통령이 웬 골프냐`는 비판을 무릅쓰고 노 대통령이 골프채를 잡은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이해성 홍보수석은 “골프는 이제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여가, 취미생활로 자리 잡았다”며 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골프가 `골프의 대중화`에 대한 선언적 의미가 있음을 시사했다. 또 취임 초기 `공무원은 원칙적으로 회원권 없이 골프를 쳐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이 골프금지령으로 잘못 비춰진 현실을 바로 잡는 효과를 노렸다는 설명이다.
◇경제적 의미 = 노 대통령의 이번 골프는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이 골프장이나 룸싸롱 접대비는 손비처리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무더워지는 날씨와는 달리 냉랭하기만 한 소비심리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사실 소비자들의 체감지수는 지난 3월 63.9로 통계청이 조사를 시작한 98년12월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달 자동차 판매도 12만8,926로 지난해에 비해 14.7%나 급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돈 있는 사람들은 골프도 치고 하면서 소비를 해야 경기가 살아나지 않겠느냐”며 “대통령이 골프를 직접 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게 더 많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골프의 대중화로 인해 연간 7조원규모로 커진 골프관련시장이 움츠러들어 일본과 같은 거품붕괴로 이어지는 위험을 사전에 막아보려는 의도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골프광(狂)이 아닌 노 대통령이 주변의 곱지않은 시선을 뒤로 하고 골프를 잡은 것은 이런 분석을 강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노 대통령은 해양수산부 장관시절인 지난 2000년에야 골프를 배웠으며 실력이라야 100개(타수)를 넘나들정도.
◇골프장 규제 완화될 듯 = 300만명이상이 즐기는 대중스포츠로 자리잡고 있음에도 사치성으로 차별을 받고 있는 골프시설이나 제품에 대한 규제완화도 빠르게 진전될 전망이다.
노 대통령과 경제사령탑인 김 부총리가 골프에 대해 그리 부정적이지 않은 인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현재 골프장에 물리는 종토세나 제산세 특소세는 일반 세율의 5배에서 17.5배까지 중과세 되고 있어 그린피를 밀어올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규제는 골프인구의 해외탈출로 이어져 외화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소외계층 다독여줘야 = 그러나 숙제가 없는 건 아니다.
오랜 경기냉각으로 하루조차 버티기 힘든 중산, 서민층들이 대통령과 장관의 골프를 고운 눈으로만 바라보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국민정서를 생각해서라도 골프장에 대한 규제완화와 싼값에 즐길 수 있는 퍼블릭코스 활대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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