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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턴 플랜트수출에 힘쏟아야"

[월요초대석] 이영회 수출입은행장대담:김희중 경제부장 jjkim@sed.co.kr "한국경제가 장기적으로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플랜트 수출을 늘려야 합니다. 플랜트 수출은 덩치가 큰데다 기술지원과 부품공급 등 연관효과가 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적극 개발하고 지원해야 할 분야입니다. 저희 수출입은행은 국내기업들이 플랜트 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각종 금융을 지원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강화할 방침입니다." 지난 2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영회 수출입은행장은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 외화가득률이 높고 산업연관효과가 큰 플랜트 수출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점을 기업들에 분명히 인식시키고 이에 대한 수은의 금융지원 역시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국제금융통인 이 행장은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중요성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수출만이 살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래서 이 행장은 취임 후 '수출입은행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했다. 외환위기 후 시중은행은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은행들이 위험을 회피하는 보수적인 경영에 주력했지만 이 행장을 선장으로 맞은 수출입은행은 위험을 피하기보다는 적극 맞섬으로써 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에 필요한 금융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에는 최근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부담하는 은행' '리스크의 최종 인수기관' 등 싫지 않은 수식어가 붙었다. 국내 기업들에 대한 대출과 보증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이다. -취임하신 지 1년 동안 무척 바쁘셨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은 수출기업들에 대해 보다 금융지원의 문턱을 낮추는 데 주력했습니다. 금융지원 부문뿐만 아니라 은행 내부적인 조직 역시 활기차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수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최고 직장은 아니더라도 일류 직장 소리는 들을 정도의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요즘 수출입은행이 매우 활력이 넘쳐나고 있다고들 안팎에서 평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행장님께서 제도개선을 통해 실적이 크게 늘어 '일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들 하던데요. ▲과찬이십니다. 어쨌든 제도개선 등으로 지난해 대출과 보증 규모가 당초 목표했던 11조2,000억원보다 2조원 정도가 더 늘었습니다. 계획을 초과 달성한 것은 지난 97년 이후 4년 만의 일이라고 합니다. 특히 올들어 이미 1ㆍ4분기 중 지원실적이 이미 2조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운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 수출입은행은 대출 8조원에 보증 6조원 등 총 14조원의 자금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 수출입은행의 문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수출경쟁력이 자꾸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웃 중국이 여러 산업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요. ▲국내 제품생산능력이 중국에 의해 조만간 추월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긴 합니다. 그러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조선의 경우만 해도 기술력에서 우리가 월등히 앞서 있는데다 선업 특성상 수많은 협력업체들과 긴밀한 협조체제가 필요한데 중국의 경우 우리와 같은 협조체제가 구축돼 있지 못합니다. 중국이 우리 수준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무서운 경쟁상대인 것 같습니다. 지난 몇년 사이 국내 신발산업 등은 중국에 밀려 쉽게 무너졌습니다. 수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이 없을까요. ▲플랜트 수출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플랜트 수출은 외화가득률이 높고 산업연관효과가 커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특히 특정 부분에 대해서만 하청받는 수준이 아니라 국내 금융회사와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계약을 성사시킬 경우 수출이 수출을 낳는 파급효과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게다가 국내기업들은 담수화시설이나 정유화학공장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수출입은행은 개도국 중심의 플랜트 수출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개도국시장은 물론이고 이제는 선진국시장 개척에도 나서야 할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플랜트 수출의 경우 우리나라는 선진국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선진국들의 경우 돈 떼일 위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해외유수 금융회사들이 탐을 내고 있는데다 이들 금융회사는 낮은 조달금리를 무기로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어 우리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반면 개도국의 경우 리스크가 커서 해외금융회사들이 선뜻 들어오지 않는데다 진출한다고 해도 리스크 수수료를 높게 물리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수입국가에 대해 경쟁상대보다 저리의 금융을 지원해주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수주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수은은 앞으로 계속 개도국들에 대한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떠안으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국내기업들의 수출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통계상으로는 우리나라 무역규모가 선진국 수준이라고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아직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원조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옳은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경제가 발전했다고 선전만 했지 국제사회에 베푸는 데는 인색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기여 그 자체로만 봐서는 안됩니다.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고, 나아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보다 많이 베풀어야 합니다. 2000년 국가별 국민총생산 대비 공적개발원조(ODA)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유럽국가나 일본보다 크게 뒤떨어져 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일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대외지원자금이 있지 않습니까. 현재 잘 운용되고 있나요. ▲대외경제협력기금 역시 그동안 지원규모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지원규모는 크게 줄었습니다. 앞으로는 협력기금 지원을 활성화시킬 계획입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부터 공적수출신용과 원조자금을 연계시키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외경제협력기금과 수출입은행 자체 자금을 혼합시켜 지원하는 것으로 국내수출을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대외원조 확대를 통해 국가 이미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스리랑카 상수도 건설공사에 원조자금 2,660만달러와 수은 자금 670만달러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지원한 적이 있습니다. -취임 이후 공격적인 금융지원을 위해 여러 제도를 신설하거나 개정해 호평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지난해 8월부터 신용도가 낮은 국가에 대해서도 정상국과 동일한 국별 여신한도를 적용, 이들 국가에 대한 금융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위험국에 대한 분류기준도 완화해 기존 요주의국가 15개 정도를 위험국에서 제외했습니다. 또 신용도가 낮은 국가들에 그동안 추가로 부과됐던 대외위험 할증수수료도 폐지, 국내기업들의 해외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반 상업금융회사가 취급하기 어려운 신용도 낮은 개도국에 대한 수출환어음을 별도의 담보 없이 매입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할 일이 참 많으시지요.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수출입은행의 고유업무인 플랜트와 선박 등 고부가가치 수출산업 지원을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들 업무는 리스크도 높은데다 장기간 지원이라는 점에서 일반 시중은행들의 지원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수지균형의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위험을 부담하고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자금이나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열린 강좌도 자주 개최할 예정입니다. 관심 있게 지켜봐주십시오. 최윤석기자 사진=신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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