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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직개편] 의미.특성.. 조직보다 `기능 재설계' 중점
입력1999-03-07 00:00:00
수정
1999.03.07 00:00:00
2차 정부조직개편안이 7일 발표됨으로써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두번째 정부조직개편 작업이 급류를 타고 있다. 이번이 정부수립이후 48번째 정부조직개편이지만 이번은 과거와 달리 민간전문가들의 정부경영진단을 토대로 진행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경영진단조정위원회가 제시한 공청회안의 특성은 지난해 1차 정부조직개편 때처럼 「조직 재설계」가 아니라 「기능 재설계」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진단팀들은 각 부처의 과단위기능을 밑바닥에서 철저하게 분석, 조직과 인력을 재설계하는 방식으로 이 안을 작성했다. 예를 들면 몇개 부처를 통폐합해 조직을 축소한다는 식이 아니라 산업기술정책을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할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던 중 여러 방안중에 하나로 산자부, 과기부, 정통부를 통합하는 방식이 도출되는 식이다.
또 이번 시안은 하드웨어적인 조직개편이 아닌 소프트웨어 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도 특징중 하나다. 정부부문에 민간부문처럼 경쟁원리를 도입, 정부기능을 원활히 작동시키기 위해 개방형임용제도, 성과관리제 도입 등 기능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
조직개편안에서 주목할 또다른 내용은 원활한 국정조정을 통해 정부의 위기대응역량을 제고하려 했다는 점이다.
지난 1년간 국가 위기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경제를 챙기기 위해 존속했던 경제대책조정회의가 폐지되고 재경부장관이 의장을 맡는 경제정책조정회의가 신설된다.
이는 주요 경제정책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내각으로 넘어간다는 것외에 대통령이 경제외의 다른 국정현안을 챙길수 있게 됐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에 제시된 각종 조직개편안을 최대한 조합할 경우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등 3개부처가 사라지고 보건복지부와 노동부가 통폐합되는 등 4개부가 줄어든다. 대신 기획예산위와 예산청이 합쳐 새로운 부로 탄생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3개 부가 줄어드는 셈이다.
중소기업청, 예산청, 비상기획위, 기획예산위 등 2개청, 2개 위원회가 사라지고 새로운 처나 부, 또는 부처내로 흡수될 예정이다.
이밖에 조달청, 기상청, 특허청, 통계청 등 4개 청이 행정기관으로 존치하면서도 에이전시화(책임운영기관화)되거나 철도청도 장기적으로 민영화의 길을 걷게 된다.
이같은 개편내용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분야는 역시 경제부처 개편이다.
시안은 어떤 경우에도 재정경제부가 경제관련 수석부처로서 기능하도록 하고 있다. 경제정책조정회의의 의장을 재경부장관이 맡는다거나 경제정책 조정기능을 재경부내에 두면서 오히려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된 것 등이 그러하다. 당분간 경제부총리를 부활시키지는 않되 재경부장관을 명실상부한 경제팀 총수로 격상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원칙 때문에 예산기능을 경제정책 조정기능과 분리한 것도 떠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재정, 금융관련 법률제정권, 경제정책 조정기능에 예산까지 재경부에 줄 경우 과거 공룡부처로 비난을 받았던 재정경제원이 재탄생된다는 우려도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예산의 뒷받침 없이는 경제정책조정 기능이 힘을 얻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견제와 균형의 논리를 위해서라면 새로운 조합을 모색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많다.
조직개편 시안은 8일 공청회를 거쳐 오는 12일 당정협의에 들어간뒤 이달말까지 정부안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조직개편이 정부기능의 조화로운 작동을 통한 「작지만 강한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처이기주의가 극복돼야 한다.
이번 조직개편 시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경영진단팀에 대한 부처별 로비가 심각한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앞으로 진행될 당정협의, 국회논의 과정에서 벌어질 사태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정치논리를 앞세운 야당의 버티기도 순조로운 조직개편을 가로막을 복병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정부조직개편이 다가올 21세기를 적극적으로 개척하기 위한 중대사라는 점에서 모두 대국적 차원에서 접근, 과거의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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