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딜레마' 극복에 관심집중 수출·내수 단절, 지표·체감경기 괴리, 변동없는 경기흐름 이종배 기자 ljb@sed.co.kr ‘수출과 내수ㆍ고용 단절,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괴리, 지루하고 반복적인 경기흐름 등.’ 수출과 내수ㆍ소비ㆍ투자 등이 당초 예상보다 호조세를 이어가고 7월 금리인상설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를 짓눌러온 ‘3대 딜레마’가 극복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부쩍 경기회복론이 관변 쪽에서 많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현재의 경기 회복속도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해도 연간 성장률이 4% 중ㆍ후반대로 지난해(5%)보다 못하는 등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수출과 내수ㆍ고용 사이의 단절은 더 심화되고 있어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다고 해도 4%대 성장률을 넘어서지 못하는 등 고질적인 ‘저성장 덫’에 걸렸다는 얘기다. ◇수출 호조, 내수ㆍ고용 연결될까=원고 속에서도 지난 6월 수출이 사상 최고 기록을 이어가면서 내수와 고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임종룡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수출 호조 속에 설비투자도 살아나고 있고 소비도 회복되고 있다”며 “수출 효과가 국내 생산ㆍ고용에 영향을 미치면서 저변이 넓고 숨인 긴 경제 국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브레이크 없는 수출 성장의 이면을 보면 내수와 고용 간 단절이 더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수출이 과거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개도국으로 다변화되는 등 사정이 나아지고 있지만 속내를 보면 그렇지가 않다는 주장이다. 기록적인 수출 증가 이면에는 우리 기업이 개도국 등 해외로 공장을 속속 넓혀가면서 기업 간 거래가 크게 한몫하고 있다는 것. 실제 총 수출에서 기업 간 수출 비중이 99년 9%, 2003년 26%에서 2005년에는 32%로 상승하는 추세다. 기업 간 수출 거래 비중 확대는 환헤지 등 긍적적 측면도 적지않지만 동시에 소비ㆍ고용 등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단점이 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은 “수출이 투자로 연결되지 않아 고용이 안 되고, 소비가 성장하는 선순환 고리가 끊어진 ‘반쪽짜리 경제’”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괴리 해소될까=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성장률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체감경기 회복”이라며 “피부로 느끼는 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현재의 4% 중ㆍ후반대 성장률로는 힘들어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도 인식하고 있는 유가ㆍ환율 등 대외 불안요인이 체감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도 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센터 소장은 “체감경기가 살아나려면 국민총소득(GNI)이 개선돼야 하는데 유가ㆍ환율 등이 도와주지 않는 것 같다”며 “GNI가 개선되고 기업과 개인의 체감경기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금리와 유가 등 대외 변수요인이 안정세를 유지할 경우 체감경기가 실물경기에 맞춰 동반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적지않지만 현재로서는 녹록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반복된 경제흐름과 성장률=등락을 반복하는 성장률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 경제는 2000년대 들어 연 기준으로는 상승ㆍ하락을 이어가고 있고 분기 기준으로는 ‘상고하저, 상저하고’의 패턴이 고착화된 상태다. 임경묵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우리 경제가 기록한 4% 중ㆍ후반대 성장률은 정상적인 수치”라며 “과거에는 정보기술(IT) 위주의 성장이 이뤄졌는데 국내총생산(GDP)에서 IT 위주의 성장치를 일부 제하면 4% 중ㆍ후반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우리 경제가 4% 중ㆍ후반대를 기록하며 내년에도 이 같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한국 경제의 고질병으로 인식된 성장률 등락도 사라지게 되고 경기회복 기운이 고르게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않다. 허 소장은 “성장률 5%를 마치 넘지 못할 벽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과거 수년간 우리 경제가 등락을 거듭하며 부진을 겪어왔는데 최소 5% 성장이 몇 해 지속돼야 체감경기의 회복 속에 수출 등 거시지표 호조세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07/0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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