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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에 발목잡힌 한국 증시
입력2001-06-20 00:00:00
수정
2001.06.20 00:00:00
주식시장이 미국 증시 침체에 발목이 묶여 맥을추지 못하고 있다.20일 주식시장은 개장초부터 거래소와 코스닥이 모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끝에 거래소시장은 10일만에 6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시장은 6일만에 8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경우 단기적으로 570∼580선까지 떨어질가능성도 있으나 상승추세는 유효하다며 중.장기 전망은 밝게 보고 있다.
◆ 시장 짓누르는 '미국'과 'IT'
우리 증시가 힘을 쓰지못한채 비실거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불안감으로 하락세를 멈추지않고 있는 미국증시 때문이다.
이날 새벽 끝난 미국 나스닥시장은 연 7일의 하락세를 벗어나 가까스로 강보합으로 마감됐으나 약세국면 탈출은 힘겨워보인다.
미국증시의 침체는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한 핵심기업들의 실적악화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현실에 기인한다.
이틀전 발표된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의 분기실적이 당초 예상에비해 나쁘지 않았다는 사실이 시장에 희망을 주기는 했지만 IT 전반의 경기반전 신호탄으로서는 힘이 달린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올들어 이미 5차례 금리를 인하해온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우려에도 불구, 내주 또 한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은 금리인하의 약발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않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초와 지난 4,5월 서울증시에 단기 랠리를 가져왔던 외국인들의 `사자'세가 현저하게 약화되고 있고 기관들은 선물변동에 따른 프로그램매매에만 의존하는 소극적 매매패턴을 보여 시장의 모멘텀이 되지못하고 있다.
개인들의 매수세는 중소형 저가주에 치중, 장의 하락을 저지하는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해 수급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숨가쁜 가치주, 맥빠진 기술주
4월 이후 장세에서 상승국면을 주도한 비 IT업종의 대표주들인 이른바 '가치주'의 움직임이 이달들어 둔탁해진 것도 장을 맥빠지게 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주가상승이 이달 들어 뚜렷하게 둔화된 이유는 단기간내 너무 급등했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확산된데다 외국인 지분율이 급증하면서 추가적 매수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IT주들은 여전히 가치주의 대안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D램가는 추락을거듭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통신주들은IMT-2000사업과 관련된 불확실성의 베일에 휩싸여있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우량 전통주는 과매수 국면이고 IT주들은 반등시점이 아니다"며 "적어도 6,7월경에 IT주의 반등을 통한 시장회복은 어렵다"고전망했다.
◆국내상황 긍정적이나 상승모멘텀은 미약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시장이 무기력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570∼580선 이하로는 떨어지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이 장 전체를 반전시킬만한 호재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악재가 없기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회복과 구조조정 성과 부각으로 장주변 여건이 호전될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적악화 등 대부분의 악재를 반영하고 있는 현 주가가 580선 이하로 밀릴 경우다시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매수세를 불어들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황창중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기가 살아나지않는한 국내증시가 상승세를 타는데는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지만 구조조정의 기대감 등 국내 여건이 괜찮기때문에 570∼580선 밑으로 추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이애셋 자산운용 최남철 상무는 "현재의 장세는 장기적으로 상승추세에 들어섰다고 본다"면서 "과거 상승기 주역이었던 IT주들이 주춤한 대신 우량한 가치주들을 중심으로 상승국면이 예상되는 만큼, 이제는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사들일 때"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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