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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 성적표는 몇점?

연초에는 경기회복의 원대한 기대를 품고출발했던 우리 경제가 올해 3.4분기가 지나면서 연간성적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기대 이하다. 성장률은 정부가 연초에 내세웠던 5%대는 물론 지난 7월 제시한 `4%내외'의 끝자락에 닿을까 말까한 상황이며 일자리 창출 역시 마찬가지다. 소비자 물가는 정부의 목표치인 3%초반을 훨씬 밑돌면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세계적인 저금리 속에서 최근 몇년간 2%대를 기록해온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결코 만족스러운 수치가 아니다. 민간 소비가 회복세이기는 하지만 강도가 미약하고 양극화 등으로 체감 경기는 제대로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유가 등 대외변수의 불안마저 커 내년 전망 역시 낙관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성장률 5%→4%내외→? 수출이 꾸준히 호조세를 타는 가운데 민간소비는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가계부채 등 문제가 진정돼 가면서 회복양상을 띠는 등 지표 경기가 점차 나아지는 모습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은 올해 1.4분기 2.7%, 2.4분기 3.3%에 이어 3.4분기에는 4.4%(속보치)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 조사에서도 소비재 판매 증가율은 올 1.4분기 1.2%에서 2.4분기 3.2%, 3.4분기 3.7% 등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올초 정부가 제시했던 성장률 목표인 5%대는 이미 물건너 갔으며 하반기들어 수정한 4%내외의 성장 달성 역시 쉽지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9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자동차 파업 등 영향이 있었다고는 하지만다시 하락한 사실은 허약한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 증가율은 1.4분기 4.0%에서 2.4분기 1.4%를 거쳐 3.4분기에는 0.5%로 낮아졌으며 건설경기는 8.31대책 등 영향으로 불안요인이 큰 상황이다. ◇일자리 하향 수정 목표 간신히 충족 일자리 창출 수준은 정부가 지난 7월 초 애초 목표였던 40만개보다 하향 수정한목표를 간신히 충족시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늘어난 취업자 수는 1월 14만2천명, 2월 8만명, 3월 20만5천명, 4월 26만2천명, 5월 46만명, 6월 42만4천명, 7월 43만4천명,8월 46만5천명, 9월 23만9천명 등으로 월평균 30만1천명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6월 이후 8월까지 취업자 증가 수가 40만명을 웃돌아 일자리 창출 속도가 회복되는 듯 했지만 9월에 20만명대 수준으로 떨어져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또 8.31부동산대책으로 건설경기가 부진할 수 있다는 점도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추석 연휴 효과와 인구센서스 등의 변수로 9월 취업자 증가 수가일시적으로 줄었지만 가시화되고 있는 경기 회복이 고용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연간 수준으로 30만개 일자리 창출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 물가 안정 수준 다른 경제 지표와 달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의 목표치인 3%대 초반을 훨씬밑돌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3.1%, 2월 3.3%, 3월 3.1%, 4월 3.1%, 5월 3.1%,6월 2.7%, 7월 2.5%, 8월 2.0%, 9월 2.7% 등으로 1-9월중 2.8%에 머무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고유가가 진정되고 있어 이변이 없는 이상, 올해 소비자물가는정부의 목표치 범위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목표치 자체가 낮게 설정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통화당국이 물가목표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선순환 구조 미흡 KDI는 올해 연간 성장률을 3.9%로, 한국은행은 3.8%로 각각 예상하는 등 최근 주요 기관의 전망치는 대체로 3%후반대에 무게 중심이 실리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기획예산처도 재정전망협의회를 거쳐 성장률을 3.8%로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에 비해서는 나아졌다면 나아진 셈이다. 그러나 경기 회복세는 아직 허약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본부장은 "앞으로 경기를 결정할 요인이 투자인데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소득 여건의 개선도 충분하지 않다"며 "회복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은이 발표한 3.4분기중 성장률 속보치는 4.4%로 예상보다 양호했지만교역조건의 악화에 따라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은 고작 0.2%에 그쳤다. 성장률은 개선되고 있지만 체감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이유다. 정부도 최근 회복세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에 동의한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투자 확대→일자리 창출→소득과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도의 형성이 아직 미흡하고 대외 여건 등 변수로 향후 경기를 낙관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팁汰?불안한 회복세일 따름인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 경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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