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그룹은 지난 한해 명실상부 '리딩 금융그룹' 지위를 굳혔다. KB사태로 금융지주사 무용론이 제기될 때도 뛰어난 성과를 바탕으로 오히려 금융지주 체제의 모범사례로 거론됐다.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생명으로 이어지는 자회사 포트폴리오는 은행 의존도가 높은 타 금융지주와 확실한 차별 사례로 손꼽힌다. 최근 있었던 부행장급의 임원 인사 또한 인사 폭을 최소화해 지난해 성과에 대한 만족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승승장구하는 신한금융이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저금리 기조로 인한 금융산업 전체의 수익성 저하와 윤종규호가 본격 출범한 KB금융 및 외환과 하나은행의 통합을 목전에 둔 하나금융의 추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취임 5년 차에 들어선 한동우(사진) 신한금융 회장 또한 이러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 회장은 1일 "올해 목표는 제대로 된 리딩그룹에 안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를 신한금융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기로 보고 있다는 뜻이자, '타도 신한'을 외치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는 타 금융사들과 제대로 맞붙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리딩 금융사의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실적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다행히도 성적이 좋아 1등을 했다"며 겸손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여 잡으며 꾸준히 담금질하고 있다.
회장 취임 후 그룹 미션으로 자리 잡은 '따뜻한 금융'도 보다 확실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한 회장은 "직원들이 실제로 행동하는 따뜻한 금융, 즉 직원 하나하나가 따뜻한 금융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따뜻한 그룹이 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금융 대출 실적 또한 지난해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시중은행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따뜻한 금융과 관련된 사업들이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한 회장은 무엇보다 올해 금융계 전체 화두인 핀테크(FinTech) 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미 지주사 산하에 스마트금융 관련 부서를 두며 일찍부터 핀테크 시장을 준비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관련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것. 신한금융은 현재 네이버와 금융 상품 출시 등을 논의하며 타 금융사와 차별화된 전략 수립에 애쓰고 있다. 신한금융은 또 올해 신한은행 두바이지점 설치 등을 통해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 회장은 "실적 1위를 지켜가면서 다른 금융그룹과 차별화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며 "글로벌 진출과 현지화, 핀테크 등 미래를 바라보는 경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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