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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재계 기상도] 2.변화하는 오너십
입력2004-01-02 00:00:00
수정
2004.01.02 00:00:00
조영주 기자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주요 그룹들의 지배구조 변화 및 일부 그룹들의 경영권 분쟁 향방이 주목된다.
특히 지주회사 체제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LG그룹의 성공여부와 SK와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사태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초부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분경쟁 주총 표싸움으로 결정=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은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현정은 회장측과 최대주주의 자리를 빼앗은 정상영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측이 3월로 예정된 정기주총 표대결에 앞서 이미 법정공방을 시작했다.
가장 큰 관건은 정 명예회장이 5%룰을 위반하며 펀드를 통해 매입한 20.63%의 지분에 대한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현재까지는 매입지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드러나지 않았다. 또 주총 표대결로 갈 경우 범현대가로 불리는 현대 일가들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5.3%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도 경영권의 향방의 마지막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경영권 향방도 관심을 끈다. 최태원 회장측은 지난해말 소버린이 제기한 자사주 매각 및 의결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입장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37%의 지분이 부동표로 남아있어 3월께 정기주총에서 양측의 표대결로 결론이 날 전망이다.
◇지주회사 설립 확산=LG그룹은 지난해 3월 지주회사인 ㈜LG를 설립해 3년동안 준비했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에 성공했다. ㈜LG는 화학, 칼텍스정유, 전자, 텔레콤, 유통 등 34개 계열사를 거느린 순수한 지주회사가 됐다.
이수그룹은 지난해 ㈜이수를 지주회사로 만들었으며 농심, 세아, STX 등 중견그룹들이 잇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한화그룹도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코오롱과 두산그룹도 지주회사 설립을 시사해 올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는 그룹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지주회사의 전환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지주회사가 M&A의 표적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SK와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에서 보듯 자산가치 수조원 대의 그룹 전체를 불과 수백억~수천억원으로 차지할 수 있다는 헛점을 보여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기업들의 변신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그룹이 늘어날 것”이라며 “각 그룹의 상황에 맞게 시기와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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