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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제학/양수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로터리)
입력1997-04-07 00:00:00
수정
1997.04.07 00:00:00
양수길 기자
교통문제가 심각하다고 한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교통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달려드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교통을 그저 귀찮고 짜증나는 현상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고작이다. 교통과 관련된 몇가지 증요한 측면을 이해하면 혹시 달라지지 않을까.우선 분명히 알아야할 것이 있다. 그것은 교통문제의 해결없이는 국내 생산활동의 국제경쟁력이 향상될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내 어디에서나 교통이 막히고있다. 많은 도시인들이 매일 출퇴근에만 3시간씩 쓰고있다.
지방도로에서만 차들이 서있다시피 하는 것이 아니다. 고속도로에서도 마찬가지다. 철도, 항구, 공항도 용량의 한계에 도달한 지 오래다. 그래서 사람은 물론이고 화물의 수송에도 엄청난 시간비용이 든다. 국내 화물 유통비용만도 GNP의 16%에 달하고 있다.
외국기업은 물론이고 국내기업조차 우리나라의 소비시장을 공략하고자 하는 목적이외의 국내투자를 꺼리지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관광해 보고자 하는 외국인도 우리의 교통문제로 인해 발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여가시간을 즐겨보고자하는 국내인도 국내의 교통체증을 피해 외국의 관광지로 도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관광부문의 국제수지가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다.
너무나도 간단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모두가 간과하고 있다.
그것은 교통체증이야말로 전형적인 경제문제라는 것이다. 시장기능의 도입으로 풀어야한다. 그외의 대안이 없다. 도로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교통체증은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도로공간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데 따른 현상인 것이다. 도로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로와 같은 교통시설의 사용에 대한 요금 혹은 비용을 올려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려나가야 한다. 휘발유가격, 주차료, 혼잡통행료 등을 부과하고 현실화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수입으로 지하철 건설과 버스서비스 향상을 지원하고 도로의 확충도 할 수 있다.
공급쪽을 말하자면 시설확대만 강조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사실은 철도, 항만, 고속도로, 시내도로 등의 효율적인 활용이 이들 시설의 공급확대보다 중요하고 현실적인 타당성도 높다. 이를 위해서는 민영화이상의 대안이 없다. 또 민영화를 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시장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와 같은 경제논리적 접근이 도입되면 교통문제의 해소와 교통의 국제화도 가능하다. 교통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 모든 나라의 접근방법도 여기에 있음을 볼 수 있다. 교통문제의 해소가 가능하다는 사실, 이것을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국제경쟁력 강화, 국제화, 신경제건설, 세계화, 세계일류국가화, 동북아지역 중심기지화…. 이처럼 거창한 기치가 부지기수로 세워졌지만 국정의 중심부에서 각별한 관심을 갖고 교통문제를 챙기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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