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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파이어니어 될 것"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강당 아닌 1층로비서 취임식

강만수(왼쪽 두번째)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취임식을 갖고 임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파티야 취임식이야.”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파격적인 취임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강 회장은 14일 오후5시30분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1층 로비에서 스탠딩 방식으로 취임식을 치렀다. 통상 오전 중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렸던 기존 취임식의 틀을 과감히 깨버린 것이다. 강 회장은 “은행의 업무시간을 방해하기 싫다”며 본인이 직접 요청해 취임식을 업무시간 후로 미뤘다. 또 강당이 아닌 1층 로비에서 스탠딩 방식으로 진행해 임직원들 누구나 취임식을 직접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로비에는 10개가량의 테이블을 마련해 샌드위치ㆍ다과ㆍ맥주 등을 올려놔 마치 파티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취임사 후에는 “산업은행이 ‘원’하는 것보다 ‘더’ 크게 ‘풀’리라는 의미”라며 ‘원더풀’을 건배사로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강 회장은 또 각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임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맥주잔을 부딪히며 재차 “원더풀”을 외치기도 했다. 취임사 역시 채 5분이 안 될 정도로 짧아 장문의 취임사를 즐기던 기존 회장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강 회장은 취임사에서 “인생살이에서 정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며 “저를 인정 많은 형님으로 생각하고 함께 가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인간적인 배려를 당부했다. 하지만 강 회장은 ‘메가뱅크 옹호론자’답게 취임사에 그의 생각을 녹였다. “선진일류국가가 되려면 세계로 더 뻗어나가는 새로운 성장동력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은행이 필요하다. 이것이 산은금융그룹의 시대적 소명이며 세계로 뻗어나가는 파이어니어가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해달라”고 강조한 것. 이는 은행 덩치를 키워 국내 기업들이 해외 대형 플랜트 시장 등에 진출하는 데 금융지원을 하는 이른바 ‘메가뱅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강 회장은 민영화 일정, 메가뱅크 구상 등 현안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다음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그는 오히려 민감한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샌드위치나 하나 드실래요”라고 권해 웃음을 유도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소탈하면서도 실속을 중시하는 강 회장의 평소 성격이 행사에 묻어났다”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오는 22일 정식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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