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가계의 금융자산은 통계개편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반면 대출은 더 늘면서 가계의 여유자금 상황은 더 나빠졌다. 한국은행은 15일 발표한 '2011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3ㆍ4분기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2,216조9,111억원으로 2ㆍ4분기보다 40조9,578억원이 감소했다. 2008년 4ㆍ4분기 이후 처음 감소한 것으로 감소폭 역시 자산과 부채를 산정하는 국민계정체계(SNA)를 개편한 후 가장 크다. 가계와 비영리단체는 일반 가계 및 소규모 개인사업자, 민간비영리단체를 포함한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이 크게 감소한 것은 주식 값의 폭락 영향이 컸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주식 및 출자지분 잔액은 총 403조573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53조5,867억원이 줄었다. 한국은행은 "2ㆍ4분기 말과 비교해 3ㆍ4분기의 주식 가격이 15.8% 떨어졌다"면서 "이 때문에 가계 등의 자산가치에 영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자산은 줄었는데 부채는 더 많아졌다. 3ㆍ4분기 중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부채는 지난 분기보다 20조5,504억원 늘었다. 은행에서의 대출금이 14조7,092억원 증가한 탓이다. 이렇다 보니 자금운용 비용에서 조달비용을 뺀 자금잉여 규모는 5조8,000억원으로 2ㆍ4분기(10조9,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06년 4ㆍ4분기(4조9,000억원) 이후 최저 규모이기도 하다. 3ㆍ4분기 중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결제ㆍ단기저축성예금은 10조9,000억원이 줄었다. 또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2.07배로 2009년 1ㆍ4분기에 기록한 2.01배 이후 가장 낮았다. 비금융법인 기업의 여유자금도 줄었다. 비금융법인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는 41조3,000억원, 자금운용 규모는 19조2,000억원으로 자금부족분은 22조1,000억원에 달했다. 전분기의 6조7,000억원보다 3배가량 커진 액수다. 한국은행은 비금융법인 기업의 자금부족은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기업의 자금부족 규모 확대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비금융법인 기업과는 달리 금융법인의 자금잉여 규모는 6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2ㆍ4분기 6조6,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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