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 등 대외여건 악화 속에서도 탄탄한 증가세를 보였던 소비가 연말 들어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내년 물가상승률이 3%대의 고공행진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어두운 내년 경기전망에 소비 위축 우려마저 가세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공업생산(옛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0.8%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증가해 지난 9~10월 평균 증가율인 6.3%보다 폭이 커졌다. 전월비로도 1.4% 증가해 두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소비재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9% 늘어나는 데 그쳐 6월(4.8%)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9월과 10월의 경우 각각 8.5%, 8.4%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전월비로도 1.2%가 줄어 10월(-0.9%)에 이어 두달 연속 마이너스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반적 부진 속에서 가전제품과 컴퓨터 등 내구재 소비가 10%로 늘었지만 승용차 판매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3.4%를 기록했다. 9월 최악의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 뒤 다시 상승했던 설비투자 역시 11월 들어 미미한 증가에 그쳤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반도체 장비 등의 투자 부진으로 9월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8.6%나 감소, 2003년 11월(-11.7) 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10월 들어 3.3%로 회복됐지만 11월 지표는 이보다 0.7%포인트 소폭 상승한 3.9%에 머물렀다. 3ㆍ4분기 평균(1.9%)보다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설비투자의 본격적인 회복세를 낙관하기에는 저조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0.8%로 10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9~10월과 같은 101.4로 나타나 3달 연속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11월 중 경기는 전반적으로 상승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을 보여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은 11월부터 산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을 ‘산업활동 동향’으로 함께 공표하며 이에 따라 기존 산업 생산을 서비스업 생산과 구분하기 위해 ‘광공업생산’으로 용어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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