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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NEC 생산능력 현재의 2.5배로 늘릴 방침
입력1999-05-27 00:00:00
수정
1999.05.27 00:00:00
장인영 기자
일본의 대표적인 반도체 생산업체인 NEC가 DRAM 반도체 생산능력을 현재의 2.5배로 늘릴 방침이다. 이에따라 세계 DRAM업체들간의 증산 경쟁이 재현돼 가격 하락이 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27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NEC가 2000년 여름까지 영국 스코틀랜드 공장 등에 300~400억엔을 투자, DRAM 생산능력을 지금의 2.5배인 월 3,000만개(64메가비트 기준)로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극심한 경영난으로 투자 및 생산규모를 축소해오던 일본업체가 이처럼 증산으로 방침을 선회한 것은 최근 세계 DRAM시장에서 한국의 삼성전자, 현대-LG반도체,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일부 업체의 의한 과점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 대량 생산에 의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선두 그룹에서 완전히 탈락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NEC로 하여금 다시 증산에 박차를 가하도록 만들었다.
일본 반도체업체들은 올 연말에 64메가 DRAM의 가격이 7~8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미 지난 봄부터 6달러대에 진입했다.
일본업체들의 평균 생산 규모(64메가 DRAM 기준으로 월 1,000만~2,000만개)로 볼때 5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다시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한국과 미국의 대형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무기로 생존전략을 취하고 있어 일본업체들 사이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반도체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지난해 가을 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DRAM사업을 인수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합병에 합의한 현대-LG반도체 연합의 「빅3」가 올해 세계 DRAM 시장의 60%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5대 반도체업체들은 최근 3년 동안 반도체 사업에서 1조엔 규모의 적자를 냈다. 이로 인해 신규 투자여력이 없어진데다 고성능 MPU(초소형중앙연산처리장치) 등 고부가가치 상품으로의 다각화가 늦어지고 있어 반도체 부문의 사업기반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일본 최대 반도체업체인 NEC가 증산으로 경영방침을 선회함에 따라 도시바, 미쓰비시, 히다치, 후지쓰 등 일본내 다른 업체들의 대응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NEC에 이어 다른 업체들까지 증산경쟁에 뛰어들 경우 반도체가격 하락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인영 기자 IYC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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