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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 땐 자사 물류망으로 구호 키트 배송

■ 달라진 기업 안전의식

작업환경개선 투자·대국민 안전캠페인도

세월호 사건 이후 기업들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각종 조치를 도입했다. 지난해 서울 삼성동의 트레이드타워 입주사 직원들이 화재 대피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서울경제DB

전국 곳곳에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자 전국 21곳의 BGF리테일 물류센터가 '구호센터'로 변신했다. 8,400여개의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유통 기업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그동안 준비해온 '재해구호물자' 세트를 피해가 큰 지역부터 신속히 배송했다. 의류와 세면도구, 컵라면ㆍ즉석밥ㆍ캔음료ㆍ통조림 등 식품류로 구성된 이 세트는 폭우 피해가 발생한 지 2시간 만에 피해 지역에 전달됐다. 각지의 CU편의점은 이 밖에도 매장 내 TV와 계산대 모니터를 통해 현재 상황을 전달하고 피해 예방을 막기 위한 영상을 내보냈다.

다행히 아직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BGF리테일과 국민안전처 등은 지난 1월 '재난 예방 및 구호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체계적인 재난 구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비상 사태에 BGF리테일의 물류망을 활용해 조금이라도 피해를 덜기 위해서다.

1년 전 세월호 참사는 이처럼 기업의 의식을 바꿔놨다.

최근에도 현대글로비스가 '안전공감캠페인'을 통해 '안전공감 나눔 마라톤 대회'를 실시하고 졸음운전 방지 키트 배포, 긴급 구호물품 제작에 나서기로 하는 등 보다 안전한 사회를 위한 활동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 사회의 '안전무감증'을 고스란히 드러낸 세월호 참사를 목격한 기업은 부랴부랴 사업장의 안전성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와 올해 총 3조원을 안전환경에 투자한다. 또 안전환경을 관리하는 그룹 안전환경연구소 조직을 2팀에서 6팀으로 확대하고 인력도 300명 이상 늘렸다. 한화그룹도 안전환경 강화를 위해 별도로 환경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화재ㆍ폭발ㆍ가스누출ㆍ정전 등 다양한 사고 상황을 상정한 20여개의 시나리오에 따라 교육 훈련을 진행해왔다. 또 사고 후 매뉴얼에 부합하는 안전환경을 갖추지 않은 사업장에는 벌점을 매기기도 한다. 현대차그룹은 전국 공장에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선포식을 여는 등 각 사업장의 안전의식 제고에 공을 들여왔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등의 그룹사에서 안전경영을 총괄하는 'SHE(Saftey·Health·Environment)' 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기준을 수립하고 설비 개선을 진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롯데월드타워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를 겪은 롯데건설은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매주 건설 현장을 방문할 정도다. 또 올해 초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은 안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안전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 두산처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외부의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두산은 지난해 말 다국적 의료ㆍ보안 서비스 전문기업인 인터내셔날S0S와 계약을 맺고 자사 해외 근무인력을 위한 24시간 종합안전지원 체제를 마련했다. 두산의 해외 파견 직원이나 가족들은 건강상의 위급 상황을 맞았거나 현지에 전쟁ㆍ테러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각종 의료ㆍ보안 서비스뿐만 아니라 긴급 탈출까지 지원 받을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이 밖에도 예측하지 못한 위기 상황에서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한 BCM(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 체계를 구축하고 전국 주요 사업장에서 대형 재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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