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세금 내고도 배당금 등 4조 차익

■ 하나금융, 오늘 외환銀인수 재계약

2조 1549억에 인수 '배당+매각' 6조 넘어

양도세 부과땐 3916억~4428억 법인세 부과땐 4600억원 낼듯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 및 관계자들이 론스타와의 협상을 통해 조정된 외환은행 인수 가격을 승인하기 위해 2일 오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사회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싼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 간 가격 협상이 종전보다 4,900억원 낮은 3조9,157억원으로 마무리되면서 론스타에 대한 과세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먹튀' 외국자본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국세청은 론스타에 가장 많은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인세를 지난 2007년처럼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어 양측 간 2차 세금전쟁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이 론스타에 부과할 수 있는 세금은 둘 중 하나다. 우선 시비가 적은 것은 론스타가 국내 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으로 판단돼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이다. 양도세 부과를 전제로 하면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양도가액의 10% 또는 양도 차익의 20% 중 적은 금액을 세금으로 낼 수 있다.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재협상을 통해 종전보다 1,490원 낮춘 주당 1만1,900원에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904만주)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 확정되면 론스타가 하나금융에서 받는 돈은 3조9,157억원이다. 따라서 양도가액의 10%는 3,916억원. 양도차익의 20%로 본다면 양도세 산정방식(매각액-취득액)에 따라 론스타의 양도차익 2조2,139억원을 기준으로 4,428억원이 낼 세금이다. 론스타는 당연히 500억원가량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양도가액 10% 안'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세청은 양도세보다 론스타가 2007년 외환은행 지분 13.6%를 블록세일할 당시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부과한 법인세(1,193억원) 카드를 이번에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론스타에 법인세율 22%가 적용되면 매각차익(2조2,139억원)에서 각종 경비를 제외한 금액이 매출액으로 산정돼 법인세는 약 4,6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은 보통 매출액의 5%를 판매관리비 등 경비로 인정하고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격은 2조1,549억원에 불과한 반면 그동안 챙긴 배당금(1조7,098억원)과 1ㆍ2차 지분 매각대금을 합치면 6조8,183억원을 챙겼다. 4조6,000억원의 매각차익을 남긴 셈이다. 론스타는 1ㆍ2차 지분매각에 따른 세금(법인세기준)을 낸다 해도 2003년 인수한 지 8년 만에 4조원가량을 챙겨서 한국을 떠나게 된다.

그럼에도 세금이 가장 많은 법인세 납부를 통보 받으면 론스타는 2007년처럼 불복해 조세심판원 심사청구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조세심판원은 론스타의 블록세일 매각차익에 법인세를 부과한 데 대해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지만 론스타는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인 상태다. 론스타는 조세회피지역인 벨기에에 세운 자회사가 외환은행 매각의 주체라며 '한-벨기에 조세조약'에 따라 "법인세 부과는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세청은 외환은행 인수가 확정되면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줄 인수대금 중 양도세 부분에 대해 원천징수한 다음 법인세 부과에 따른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 확정하면 앞서 받은 세금은 돌려주고 법인세 형태로 재부과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매각절차가 마무리되는 즉시 론스타에 법에 따라 엄정히 과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