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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획기적 리튬이온 전지 기술

바이러스 이용 무기물 전극 제조 기존 배터리 보다 용량 3배 높여


‘전지에 바이러스를 키우면 오래간다?’ 전자기기를 동작시키는 데 필수적인 에너지지원인 전지(배터리). 더 강하고 오래갈 수 있는 전지 개발을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전지 중 반복해 충전해 쓸 수 있는 2차전지로는 납축전지, 니켈카드뮴전지, 니켈수소전지, 리튬계열 전지(리튬이온, 리튬폴리머)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리튬이온 전지가 가장 각광을 받는다. 비싼 것이 흠이다. 그러나 100% 방전과 충전을 반복해야 성능이 유지되는 다른 전지들과는 달리 수시로 충전하여 사용해도 수명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 또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도 방전이 잘 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소형화, 고성능화 되는 디지털 기기에 꼭 필요한 특성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더 획기적인 리튬이온 전지가 선을 보였다. 재미 한국인 과학자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바이러스를 이용한 리튬이온 전지 전극을 만드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과정의 남기태씨 등 MIT 연구팀은 나노 크기의 ‘M13’이라는 미세한 바이러스를 유전적 조작을 통해 리튬이온 전지에 사용되는 무기물 전극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 기존 전지 배터리 용량을 3배가량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원리는 이렇다. 연구팀은 M13의 유전자를 조작해 표면에 코발트와 잘 결합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지도록 했다. 그런 다음 이 바이러스를 코발트가 포함된 물에 넣는다. 바이러스는 DNA와 단백질로 이뤄진 생체로 전기적으로 음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양성(+)을 띄고 있는 코발트 이온과 쉽게 결합을 하게 된다. 이 상태로 녹이 슬도록 하면 금속 산화물(코발트 옥사이드, Co3O4)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나노막대 형태로 전환시킨 후 전지의 전극으로 사용했다. 바이러스를 전극으로 쓸 수 있는 코발트 산화물 막대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전극을 만들면 기존 전지 배터리 용량을 3배가량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사실 그동안 탄소를 코발트화합물로 대체하면 배터리의 전기 저장 용량이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실제로 채택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코발트화합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섭씨 500~700도의 고온이 필요하고, 인체에 해로운 물질들을 배출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MIT연구팀의 연구는 제조 공정을 상온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 비용을 낮출 수 있는데다 연구에 쓰인 M13이라는 바이러스와 코발트 산화물 제조 공정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마디로 보다 친환경적인 조건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초경량 고효율의 전지 전극을 제조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는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도 크다. 정보통신 강국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소니(Sony), 산요(Sanyo), A&TB(도시바합작) 등이 만든 베어셀을 수입해 케이스를 입혀 리튬이온 전지를 만들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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