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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38, 40은 최선. 이것으로 백대마는 패를 이겨야 살 수 있는 신세가 되었다. 백이 일방적으로 큰 부담을 갖는 패지만 박영훈은 느긋했다. 좌변쪽의 흑이 뚱뚱하게 몸집을 키운 채 절명한 마당이므로 백은 어디선가 조금만 이득을 취하면 이길 수 있는 형세이기 때문이다. 흑39로 참고도의 1에 두어 패도 내지 않고 다 잡자고 하는 것은 무리. 백2 이하 6으로 그냥 살게 된다. 박영훈은 구태여 다른 팻감을 찾지 않고 냉정히 48로 한 점을 따내는 것으로 만족했다. 우상귀의 백은 죽지만 54로 따내어 이긴다고 판단했던 것이며 그 판단은 정확했다. 실전은 2백14수까지 진행되었으나 종반의 수순은 무의미하므로 생략한다. 작년도 수입랭킹 일본 1위였던 막강 장쉬가 착각을 범한 것은 그야말로 해프닝이었다. 이 착각은 장쉬 자신은 물론 일본기원 본부석을 경악케 했다. 일본기원 훈련 시스템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극단적인 얘기까지 나왔다. 박영훈은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대개 이런 행운 덕택에 승점을 올린 경우에는 헛김이 빠져서 다음 바둑을 그르치는 일이 많은데 그가 과연 준결승에서 이길 수 있을까. 염려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44, 49…38. 47…41) 172수이하줄임 백불계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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