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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반도체주 회의론 또 고개

"수요감소전망 확산·공급과잉 재고여전"'곰(침체장) 발톱에 찔린 반도체' 2일 뉴욕 증시 주요 지수를 일제히 끌어내린 반도체 관련 업종 주가 흐름에 대한 월가의 반응이다. 지난달 바닥권 가능성에 따른 매수세가 확산되며 오랜 침체 끝 반등을 시도했던 미 뉴욕 증시의 반도체 관련 주가가 다시 미끄러지고 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업종 및 주가의 향후 전망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반응도 다시 회의론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일 뉴욕 증시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주말보다 7.68% 급락한 503.17을 기록, 1999년10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장 중 한때 500대가 깨지며 491.23까지 밀렸다. 편입 16개 종목 가운데는 모토롤라를 제외한 전 업종이 미끄럼을 탔다. 이날 반도체 주가를 끌어내린 직접적 계기는 아리바와 브로드비전 등 기술업체들이 잇달아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경기둔화로 인한 반도체 수요 감소 전망이 확산된데 따른 것. D램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경우 필라델피아 지수 편입종목가운데 가장 큰 폭인 12.71%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하락을 앞에서 끈 건 반도체 장비주.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스가 8.05% 하락했고 KLA-텐코르는 11.59%가 폭락했다. 노벨러스는 10.35%가 하락했다. 오랫동안 지속돼온 반도체 주가 약세와 관련 반등을 기대했던 시장은 이날 관련 주가의 폭락으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메릴린치 증권을 비롯 일부 월가 투자사들의 반도체 경기 전망이 회의적으로 급반전되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바닥이 아님을 주장하고 있는 측의 가장 근거는 무엇보다 공급과잉에 따른 재고가 여전하다는 점. 미국 ABN 암로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우는 반도체 시장이 바닥에 도달했다고 주장하는 견해는 단기 전망이라며 최근 반짝 반등했던 D램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정보 사이트인 디즈멀닷컴 등 반도체산업 전문 애널리스트인 웨스 베이즐은 반도체 가격이 올해 가을부터 계속 떨어지기는 했으나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바닥권이 아니며 수요로 인한 반등은 내년이나 돼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비롯한 세계 주요 반도체 회사들간의 심화되는 가격 경쟁도 반도체 가격을 새로운 약세 국면으로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가격 급락과 이로 인한 미국에서의 생산 설비 가동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반도체 하강 사이클은 이전에 비해 그리 극심하지는 않다는 점에는 많은 업계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현재 반도체 가격 추이과 관련 수급현황이 쉽게 개선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3일(현지 시각) 발표되는 반도체산업협회의 2월중 세계 반도체 판매량 결과가 향후 주가 향배를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현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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