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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다국적기업 독점장사에 `칼'

미국·유럽 등 선진국 정부들이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반(反)독점의 칼날을 높이 치켜 세우고 있다.선진국 내에서 반독점의 조류가 거세지고 있는 것은 대기업들이 잇따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릴 경우 경쟁기업을 도태시키고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미칠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점차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EU 규제당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회사인 에어버스사와 보잉사가 판매가격 책정과정에서 담합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카렐 반 미어트 EU 반독점국장은 성명서를 통해 『양사로부터 최근 가격 결정에 대한 서면 답변서를 제출받아 이를 면밀히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9월 과열 경쟁을 지양하는 대신에 항공기 가격을 일률적으로 3∼5%씩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규제당국이 구체적인 담합 증거를 찾아낸다면 양사에 대해 연간 매출액의 10%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 미국과 유럽의 반독점 당국은 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사례로 기록될 엑슨과 모빌사의 합병과 관련, 세부적인 조사에 착수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EU와 미 연방무역위원회(FTC) 관계자들은 26일 양사의 거래가 EU 및 미국내의 반독점 규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주요 신문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 FTC는 현재 지난 8월 발표된 영국 석유회사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아모코사 인수계약건도 반독점 위반혐의 제소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EU 독점국의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관련당국이 앞으로 반독점행위 조사과정에서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밖에 미국 정부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반독점 재판을 진행중이며 컴퓨터칩 제조업체인 인텔도 독점금지법 위반혐의로 제소 위기에 몰려있다. 선진국내의 반독점 조류는 최근의 대규모 M&A 열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향후 판정결 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우선적으로 반영시키기 위해 반독점 조사활동을 이용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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