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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내 공동체」 실천 단계로/필리핀 APEC 회의 결산
입력1996-11-26 00:00:00
수정
1996.11.26 00:00:00
우원하 기자
◎2020년까지 무역·투자 완전 자유화/기업인들 합류… 정상들과 충분한 교감【수비크(필리핀)=우원하·임웅재】 태평양 연안국들의 경제협력체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이번 필리핀 회의를 계기로 비전제시와 계획단계에서 벗어나 역내 공동체형성을 위한 구체적 실천단계에 돌입하게 됐다.
93년 이후 네번째인 수비크정상 회의와 89년이후 여덟번째인 이번 마닐라 각료회의를 통해 APEC은 이제 개방적 지역주의라는 이념아래 2020년까지 역내 무역투자를 완전 자유화시키고 경제기술협력을 강화,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마무리지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천뿐이다.
각료회의가 건의하고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마닐라 행동계획(MAPA)은 97년 1월1일부터 회원국들이 실천할 구체적인 사항들을 담고 있다.
MAPA는 아태지역의 공동체 형성을 위한 회원국 공동의 헌법이라고 볼 수 있다. 개별국가들의 자유화, 개방화 일정이 담겨있고 또한 직업훈련,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공동실천계획도 포괄하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수비크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APEC이 회원국간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공동체 건설을 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의 공동개발과 개발경험의 공유, 그리고 경제협력의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 향후 회원국간 협력방향을 제시했다.
김대통령은 이를 위해 ▲역내 인적자원의 공동육성을 위한 APEC 교육재단 활성화 ▲역내 기업간 산업기술인력 연수사업 ▲민간기업의 역량을 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강조했다.
유럽연합과 같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 문화적 배경뿐 아니라 경제수준도 비슷한 나라끼리 모인 경제협력체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 인적 교류와 경제기술협력이 자유화, 개방화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적절한 제안이다.
이같은 인식은 특히 APEC이 선진국그룹의 개도국에 대한 개방압력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에 심한 거부감을 가진 개도국그룹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필리핀 회의를 계기로 공동체 형성을 위한 「APEC 열차」는 이제 제작이 끝나고 궤도에 올려져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MAPA가 APEC 열차의 몸체라면 이 APEC 열차를 움직이는 동력은 역내 기업인들의 협력과 교류다.
필리핀 APEC회의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인들을 APEC 광장으로 끌어들여 정상들과 교감을 가졌다는 것이다.
「APEC은 비즈니스다」는 인식 아래 활동해온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는 마닐라에서 별도회의를 가진 후 사회기반시설개발 등 5개항에 대한 보고서를 채택하고 24일 정상들과의 대화를 갖고 이를 전달했다.
보고서 전달과 대화후 정상들은 각국 3명씩인 ABAC 위원을 포함 4백50명의 APEC 비즈니스포럼 참가기업인들과 합동만찬을 갖기도 했다.
이번 필리핀 APEC에서 현안으로 부각됐던 정보기술협정(ITA)은 「세계무역기구 각료회담에서의 타결을 APEC 정상들이 지지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따라서 이행기간에의 신축성 확보에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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