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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업계 2위인 동양시멘트가 모회사인 ㈜동양에서 분리돼 매각된다. 법원의 결정에 동양시멘트 주가는 10% 넘게 상승한 반면 ㈜동양은 하한가로 직행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파산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동양과 동양인터내셔널㈜가 보유한 동양시멘트 주식을 합쳐 별도 매각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동양과 동양인터내셔널㈜는 각각 동양시멘트 지분 55%와 19.1%를 갖고 있어 총 매각 지분은 74.1%다. 동양시멘트는 지난 6일로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한 바 있다.
법원은 당초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동양의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동양시멘트와 ㈜동양의 지분을 일괄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동양시멘트 매각가를 극대화하는 것이 ㈜동양의 회생에도 낫다는 판단을 해 분리 매각을 결정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4월 삼일·삼정 등 3개 회계법인에서 컨설팅을 받았는데 3곳 모두 동양시멘트를 ㈜동양에서 분리해 매각하는 것이 '최적'이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분리 매각이 동양시멘트 지분의 매각 대금을 올려 채권을 회수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법정관리 중인 ㈜동양은 변제대상 총채무액 7,034억원 중 4,123억원을 조기에 갚았지만 2,902억원의 채무가 남아 있고 동양인터내셔널 역시 미변제채무액이 116억원가량 된다. 법원은 동양시멘트 매각대금으로 남은 채무들을 정리할 방침이다.
법원의 분리매각 결정이 알려지면서 이날 동양시멘트 주가는 10.42% 급등한 4,980원으로 마감, 시가총액이 5,346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동양은 향후 독자 생존이나 단독 매각작업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하한가로 주저앉으며 1,21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법원은 이달 중순 매각주간사 선정위원회를 구성한 후 3월 말까지 매각주간사를 선정, 다음달 초 동양시멘트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동양과 분리돼 매력도가 높아진 동양시멘트 인수에는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가 업계 1위 도약을 내걸고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시멘트업체 인수에 평소 관심이 많은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도 유력 후보자로 꼽히고 있으며 삼표와 아주산업 등 레미콘 업체들도 인수를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13%대의 시장점유율로 쌍용양회에 이어 업계 2위인 동양시멘트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633억원으로 흑자전환했으며 매출액은 5,5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자회사인 동양파워를 포스코에 매각하면서 당기순이익은 3,202억원 흑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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