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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원 법무 임명 안팎
입력2001-05-24 00:00:00
수정
2001.05.24 00:00:00
'정통 경찰맨' 기용 신뢰찾기김대중 대통령이 23일 '충성메모' 파문을 일으킨 안동수 법무장관 후임에 최경원 전 법무차관을 발탁한 것은 이번 파문을 빨리 수습하고 검찰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안 장관의 경질로 충성문건 파문은 단막극으로 끝났지만 파문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여론이 좋지않은데다 검찰 내부에서 대국민 신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김 대통령이 정치권과는 거리가 먼 순수 법조인 출신으로, 법무부와 검찰의 요직을 지낸 최 전 차관을 기용한 것은 전문가에게 법무행정을 맡겨 검찰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려는 뜻이 담겨있다.
신임 최 장관은 서울지검 특수 2, 3부장과 대구지검 검사장, 대검 형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법무차관 등을 거친 정통 검찰맨으로 평가받고있다.
서울출신으로 사시 8회인 최 장관이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법무차관으로 발탁돼 법질서 확립과 법무행정 개혁, 인권신장 등에 적지않게 기여한 점도 이번 장관 발탁과 관련이 적지않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최 장관은 일선 검사장과 법무부검찰국장 등 법무부와 검찰의 주요 보직을 거쳐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법조계 안팎의 신망이 높은 분"이라면서 "공정한 법 질서를 확립하는데 기여할 분"이라고 발탁배경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 대통령이 최 장관을 발탁한데는 차기 검찰총장에 호남출신인 신승남 대검차장이 내정된 만큼 비호남 출신을 기용하겠다는 지역안배 원칙이 지켜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 대통령은 안동수 장관의 경질을 결심하면서 '비호남, 검찰전문가'를 새 장관으로 임명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참모들에게 이같은 원칙에 부합하는 인사자료를 올릴 것을 지시했다는 후문.
이와함께 최 신임장관을 기용한 것은 그의 업무 추진력을 감안했다. 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경기고, 서울법대 후배로서 야당측이 표적사정 의혹을 제기할 소지가 그 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도 발탁배경과 무관치않다.
한편 김 대통령이 안동수 장관을 전격 경질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사태를 수습하지않을 경우 비판 여론이 갈수록 커져 정권차원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않았다.
특히 안 장관이 취임사 초고에 '충성서약' 과 '정권재창출' 등 아주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한 것도 문제였지만 22일 문건을 작성했다고 주장한 이경택 변호사가 당일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지는 등 거짓말 의혹마저 나와 곤혹스럽 입장에 놓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 장관을 비호할 경우 지난 99년 '옷로비 사건'의 복사판이 될수도 있다는 우려가
여권내부에서 제기되자 김 대통령이 조기 경질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 장관의 경질에는 김중권 민주당 대표와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간 22일 회동이 결정적인 고비했으며 두 사람은 언론의 논조와 여론동향을 종합한 결과 자진사퇴 수순을 밟는 것이 파문을 해결하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실장은 이와 관련, "안 장관은 문건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부분이 많고 할말이 있지만 물의를 일으킨 만큼 빨리 물러나는게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이번 장관인사 파문으로 크게 실추된 국정최고책임자가 앞으로 어떻게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냐가 관건이다.
황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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