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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11월4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회의실. 강태진 KT 서비스개발실장(전무)은 20여명의 중소 협력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KT의 인터넷 전략' 프리젠테이션을 가졌다. 강 실장은 이 자리에서 느닷없이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전자책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력사 관계자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2. 일주일 뒤 이번에는 SK텔레콤이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협력업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R&D Collaboration Day'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의 장홍성 박사는 "포화상태를 보이는 통신시장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롯한 가상화 기술과 그린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에 대해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녹색성장'이 당면 과제로 부상하면서 통신 업체를 비롯한 IT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전세계적인 환경 문제가 위기로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먹을 거리를 찾을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그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전자책 사업 등은 통신ㆍ단말기ㆍ전기ㆍ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뿐 아니라 출판ㆍ문화 등과의 융합을 통해 녹색성장 시대를 맞아 새로운 비즈니스로 부상하고 있다. ◇통신과 전력의 만남이 온다=개포동에 사는 L모(38)씨 가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름철 한달 전기료가 약 7만원 나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매일 전력계량기를 체크하기 시작하면서 전기료가 1만원가량 줄었다. 하루하루 사용량 수치가 올라가는 것을 보니 전기료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에어컨 이용시간도 줄었기 때문이다. L씨처럼 전력을 이용하다 보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방법을 찾게 된다. 전기료가 싼 심야를 이용한다든가 에너지 효율이 보다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그리드는 바로 통신망을 전력과 결합시켜 소비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시장 규모도 사업 초기인 오는 2010년 1,340억달러(약 154조원)에서 2015년에는 2,13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3사가 이 분야에 가장 관심을 갖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지식경제부에서 추진한 스마트그리드를 위한 제주도 실증단지 구축사업에도 KT와 SK텔레콤ㆍLG텔레콤 등 3사가 모두 참여하고 있다. 특히 KT는 중소 협력사들과의 제휴를 축으로, SK텔레콤은 SK건설과 SK C&C 등 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삼성전자ㆍ현대중공업 등 30개 기관과 손을 잡았으며 LG텔레콤 역시 LG전자와 함께 미래시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 ◇'구름'이 돈을 부른다=서울의 모 게임업체. 이 회사는 게임용 서버를 유지,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2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했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서버를 누구한테 맡길 수만 있다면 2억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런 소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운영체제(OS)등과 같은 소프트웨어나 플랫폼ㆍ서버ㆍ저장장치 등을 한군데 모아놓고 필요한 때 필요한 곳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업이나 개인들은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싼 값으로 빌려오기만 하면 된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KT. KT는 우선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을 대상으로 게임용 서버를 임대해주는 글로벌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추진, 내년 6월까지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7월부터 상용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계획이다. 또 내년 2ㆍ4분기에는 기존 PC 사용자를 위해 데이터 등을 KT 등의 서버에 저장하고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 내려 받을 수 있는 클라우드 PC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전사적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현재 무선 네이트 활성화를 위한 PaaS(Platform as a Service)를 구축했다. PaaS란 개발 협력사들에 서버와 스토리지ㆍ네트워크ㆍ소프트웨어 등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것을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또 내년에는 이를 기업 간 서비스(B2B)로까지 확산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종이 대신 단말기로 책을 본다="전자책은 지구를 건강하게 하고 환경을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용량 데이터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사업입니다." SKT의 한 관계자는 얼마 전 전자책 비즈니스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자책을 다운로드 받는 과정에서 네트워크 사용량이 많아지고 단말기 수요가 창출되기 때문에 통신사나 제조사 모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 세계시장 규모도 지난 2006년 10억달러에서 2013년에는 99억달러로 무려 9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군침이 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SK텔레콤이 전자책 관련업체를 대상으로 망임대사업(MVNO)뿐 아니라 자체 단말기 출시계획을 세운 것도 이러한 판단에서다. 전자종이와 네트워크ㆍ관련기술을 모두 가졌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KT와 LG텔레콤은 자체 단말기보다 전자책 관련업체들과의 제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KT는 교보문고와, LG텔레콤은 인터파크와 통신망 제공을 위한 제휴를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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