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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영화해일' 몰려온다

세계 58개국 228초청14~23 '스크린 잔치' '취향따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가자 부산으로!'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의 영화축제로 자리잡은 부산국제영화제가 14일 일곱번째 막을 올린다. 개막작은 김기덕감독의 '해안선'. 폐막작은 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돌스'. 2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영화제는 미국 프랑스 등 세계 58개국 228편의 상영작, 500명에 육박하는 해외참석인사에 32억5,000만원의 막대한 예산 등으로 축제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올해 부산을 찾는 게스트들의 면면이 화려해 그 어느때보다도 영화제를 빛낸다. 세계 3대 영화제 집행위원장 이름이 나란히 들어있다. 칸 영화제의 티에리 프레모, 베를린의 디이터 코슬릭, 베니스의 모리츠 데 하델른이다. 세계 3대 집행위원장이 한 영화제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이다. 이밖에도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 감독,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감독, 홍콩의 진가신 감독, 프랑스의 프랑수아 오종 감독등이 게스틀 참여한다. 또 심사위원장인 미국의 영화평론가 도널드 리치, 심사위원인 프랑스의 클레어 드니감독, 인도의 아파르나 센 감독 등도 눈에 띄는 인물들이다. 열흘동안 열리는 부산영화제 모든 작품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화제작만을 골랍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은 일. 김지석 전양준 허문영 홍효숙 프로그래머들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들 작품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영화제가 부산영화제"라며 아시아 영화를 집중적으로 보기를 권한다. ■아시아 다큐멘터리의 힘 전쟁이나 문명파괴 등과 같은 참담한 역사의 현장을 뜨거운 가슴으로 증언하는 작품, 그 중에서도 가장 처참한 피해자인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 눈에 띈다. 2000년 7월 필리핀 '파타야스'의 거대한 쓰레기 더미 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1,0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참사현장에서 발굴되는 시신을 담은 '신의 아이들'을 비롯해 '아프간 알파벳', '그림자와 빛', '350위엔 아이들'등이다. 모두가 버림받은 어린 아이들의 참담한 현실을 담고 있다. ■조정기의 이란영화 2000년 데뷔작 '술 취한 말들의 시간'으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바흐만 고바디의 '고향의 노래'가 있다. 이란과 쿠르드 족의 삶을 그리고 있다.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한 이 작품에서 고바디는 쿠르드족이 나라도 없으면서 독자적인 문화를 이어오고 있는 그들의 힘을 보여준다. 아미르 샤합라자비안의 '황혼의 여행'은 첫사랑과 고향을 찾아 나선 세 명의 노인들의 여정을 담은 로드무비. 인형극을 음악과 함께 공연하는 노인들에 대한 향수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간다. 마니제 헤크마트의 '여성교도소'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여성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일을 여성감독의 시선으로 보여지고 있다. ■세계영화의 화두 인도영화 올 칸영화제는 인도 상업영화의 대명사인 발리우드 영화'데브다스'를 공식 비경쟁부문에 초청하여 화제가 됐다. 할리우드가 발리우드영화 투자에 저극적인 가운데 부산을 찾는 인도영화는 아두르 고팔라크리슈난의 '그림자 살인', 샤지 카룬의 '니샤드', 아파르나 센의 '아이어 부부', 부다뎁 다스굽타의 '매춘녀 이야기'등이 있다. ■아시아 여성감독 베트남 비엣 린의 '미 타오', 홍콩 허안화의 '남인사십', 필리핀 마릴로 디아즈-아바야의 '새로 뜬 달', 인도 아파르나 센의 '아이어 부부', 인도네시아 난 아크나스의 '깃발'등이 있다. ■각양각색, 일본영화의 현재 두명의 신인감독에 주목한다. 이상일과 스기모리 히데노리가 그들. 스기모리는 지난해 자신이 시나리오로 선댄스영화제의 NHK 국제 영화인상을 받은 바 있으며 '물의 여인'은 그때부터 관심을 모았다. 영화는 시골마을 목욕탕을 배경으로 목욕탕과 물에 여러의미를 부여한다. 재일교포 이상일의 '보더라인'은 일본에서 붕괴되어 가는 가족관계를 다양한 계층과 연령층의 시점으로 풀어낸다. 중견감독들의 것도 있다. 블랙코미디로 잘 알려진 사부의 '행복의 종', 희곡작가 미타니 코키의 작품을 이치가와 준이 연출한 '료마의 처, 그녀의 두번째 남편과 정부', 츠카모토 신야의 '6월의 뱀'이 그것. 히든 카드는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바보들의 배'. 전형적인 독립영화 방식으로 무명의 배우와 비전문배우가 영화를 이끌어가는 작품으로, 성공담이 아닌 실패담을 유머로 풀어내고 있다. ■사막에서 피운 꽃, 대만영화 '대만 뉴웨이브 탄생 20주년 기념 특별전:뉴웨이브에서 독립영화까지'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연다. 시각은 "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다. 지난 20년간 세계 영화계 각광을 받아왔지만 지금은 영화산업 자체가 붕괴된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고 유능한 감독들이 계속 배출된다. 장초치의 신작 '아름다운 시절', 쳉원탕의 '몽환부락', 알렉스 양의 데뷔작'방아쇠', 왕밍타이의 데뷔작 '함두장'등이 주목할 만하다. 이밖에 세 가지 사랑 이야기를 다룬 텡융싱의 '세븐 일레븐의 사랑', 우미선의 '고양이를 데려다 줘'등이 있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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