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서울 상암동 CJ E&M 본사 13층. 오후 8시가 되자 스마트미디어본부의 휴게실에 신인 아이돌 그룹 '비투비(BTOB)'가 등장했다. 테이블에 노트북과 마이크가 설치되고 멤버들이 둘러앉자 온라인 팬미팅이 시작됐다. 멤버들은 정해진 대본 없이 친구들과 수다 떨 듯 팬들과 이야기를 이어 나갔고, 3대의 카메라는 그 모습을 실시간으로 담아 엠웨이브 플랫폼으로 전송했다. 이 날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온라인 팬미팅에는 전세계 9만7,392명의 팬들이 함께했다.
CJ E&M이 포화된 국내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 글로벌 한류 콘텐츠 플랫폼 '엠웨이브(Mwave)'로 본격적인 해외진출에 나섰다.
CJ E&M의 스마트미디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신병휘 본부장은 19일 "한류는 아직 유효한 독특한 문화코드"라며 "지금까지 현상만 존재하던 케이팝(K-POP) 한류 열풍을 사업화해 부가가치와 수익을 창출하겠다"며 자신했다. 그는 "그 동안 케이팝 열풍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왔으나 정작 해외 팬들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창구는 없었다"며 "엠웨이브는 콘텐츠는 물론 해외 팬들과 가수들이 만날 수 있는 '접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엠웨이브는 국내 디지털 음원 서비스 '엠넷닷컴'의 글로벌 버전이다. 단 엠넷닷컴이 주로 음원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엠웨이브는 온라인 상에서 팬과 가수의 실질적인 만남을 제공하고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이른바 'K컬쳐 비즈니스'다. 신 본부장은 "경쟁업체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음원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사실상 해외에서의 음원 판매는 저작권 문제가 복잡해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게 소요된다"며 "우선 케이팝 열풍을 지속시키기 위해 이 같은 사업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 거주 중인 팬들은 엠웨이브에서 제공하는 팬 사인회 컨셉의 온라인 방송 'Meet&Greet'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FT아일랜드, 유키스, 틴탑 등 총 23팀의 케이팝 가수들이 참여했으며, 누적 시청자 수는 90만명에 달한다. 매주 2~3회씩 진행되며 시청자의 90% 이상은 해외 팬들이다. 또 엠웨이브 내 마련한 커머스 숍을 통해서는 가수의 앨범은 물론 인형, 티셔츠, 달력 등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총 2만5,000여개의 상품을 판매했으며, 아이돌 그룹 2PM의 멤버 '택연'이 직접 디자인한 캐릭터 '옥캣'을 활용한 USB와 인형, 쿠션, 휴대폰 액세서리 등은 1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엠웨이브는 IT플랫폼을 단순히 콘텐츠를 담는 그릇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비즈니스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엠웨이브와 함께 CJ E&M의 스마트미디어 사업의 한 쪽 날개를 담당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콘텐츠 모바일'이다. 이를 위해 최근 양질의 콘텐츠를 가진 아마추어 생산자들에게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 본부장은 "콘텐츠 모바일은 양질의 콘텐츠와 모바일을 엮어서 사업화 시키는 것을 말한다"며 "게임과 음악 등과 달리 콘텐츠 부분에서는 아직 모바일 시장에 주류 플레이어가 없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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