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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패신화` 믿음 여전
입력2003-07-06 00:00:00
수정
2003.07.06 00:00:00
성화용 기자
`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심해지고, 여윳돈은 단기 예금으로 넣어두며 호시탐탐 부동산 투자를 노린다`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테크 전문가들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 부자들의 현주소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로 본 자산가층의 성향은 3개월 전인 지난 4월의 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비관적ㆍ보수적 측면으로의 기울기는 비슷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동산 투자를 가장 선호해 `부동산 불패신화`에 대한 믿음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에 대한 불신 더욱 커져=이번 설문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자산가층의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조사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자산가층의 입장이 `매우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8%에 불과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무려 27%로 급격하게 높아졌다. 또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지난 조사(61%)와 비슷한 58%로 나타났다. 전체의 85%가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반면 `보통`이라는 중립적인 응답은 22%에서 6%로 급감했고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가 지난 4월 설문조사 때 응답했던 재무컨설턴트들을 대상으로 다시 실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산가층의 참여정부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설문에 참가한 한 PB컨설턴트는 “정권초기의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시간이 지날수록 새 정부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뀔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평가를 보류했던 사람들마저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건전한 투자와 자본의 선순환을 위해서도 정부와 자산가층의 `화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보수적 투자성향= 국내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89%)을 배경으로 `부자`들의 투자성향은 여전히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8%가 `자산가층이 여전히 불안해하며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답했고 단 3%만이 `투자기회라고 보고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여유자금을 투자할 때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변수가 `안전성`이라는 응답도 전체의 76%에 달해 여전히 `안정적이면서 보수적인 투자`가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경제에 불안감 때문에 자산가층의 자산운용 기간도 점점 더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가층이 예금을 맡길 때 가장 선호하는 만기구조`가 6개월 미만 이라는 응답은 58%에 이르렀지만 1년이상 장기투자를 한다는 비율은 8%에 불과했다. 또 이 같은 자산의 부동화 현상을 반영해 인해 지난 4월에는 8%에 불과했던 자산가층의 MMDA(수시입출금식정기예금)에 대한 선호도도 이번 조사에서는 15%로 크게 늘어났다. MMDA는 보통 1억원 이상의 거액예금을 한 달 이내에서 운용할 때 찾는 상품으로, MMDA에 대한 선호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예금기간이 단기화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북핵사태와 이라크전쟁,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인해 심리적인 `패닉`상태에 빠져있던 지난 4월에 비해 투자심리가 다소 호전되고 있다는 신호도 미약하게나마 나타났다. 여유자금을 운용하면서 `수익성`을 우선순위에 둔다는 응답이 지난 4월의 4%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13%`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 PB컨설턴트는 “최근 주가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700선 가까이 올라가면서 우량 블루칩에 투자하거나 주가지수연동상품에 투자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의 투자 1순위 `부동산`=정부의 5ㆍ23 부동산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자산가층의 부동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가층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투자대상에 대해 응답자의 78%가 `부동산`이라고 대답했다. 그 다음으로 정기예금 등 저축상품(17%)과 주식(2%), 달러(2%), 보험(1%)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주상복합에 대한 선호도가 지난 4월 18%에서 9%로 떨어진 것은 자산가들이 부동산 투자를 하면서도 이제 고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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