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잘나갈 나이에… 저주받은 30대
서러운 30대… 복지혜택 사각·금융 우대상품서 배제…청년·장년층 사이에 끼여 상대적 소외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박해욱기자 spooky@sed.co.kr
청년층과 장년층 사이에 낀 세대로 불리는 30대가 소외되고 있다. 경제활동의 출발점이자 인생의 재무적 기초를 닦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지만 사회의 각종 복지혜택에서는 사각지대에 놓이고 하물며 금융권 우대상품에서도 배제되는 등 기댈 언덕이 없어지고 있다.
7일 정부당국과 금융계 등에 따르면 양대선거를 앞두고 공약이 쏟아지지만 대부분 공약의 초점이 20대 청년층 이하와 40대 이상의 중년, 노년층에게만 맞춰져 있다. '20ㆍ40'의 중요성 때문에 20대와 40대에 대한 정책이 쇄도하지만 정작 30대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뜻이다.
여야가 최근 내놓은 청년층 공약은 무려 10개가 넘지만 이중 30대가 덕을 볼 수 있는 공약은 거의 없다. 청년층 공약은 반값 등록금을 비롯해 중소기업 취업대학생 1년간 등록금 면제, 병사 월급 상향 조정, 청년희망기금 조성, 대기업 청년고용 의무할당제 등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모두 20대 대학생, 대학에 가지 않은 고졸자,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후반을 망라하는 맞춤형 공약들이다.
경제활동을 막 시작한 30대는 일자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비싸게 졸업한 대학교의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허리가 휘어지지만 이들을 위한 혜택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정부가 추진한 신혼부부 보금자리주택 공급, 생애최초주택마련대출 등을 30대를 위한 주거복지 혜택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는 특정 나이대가 아닌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이고 그마저 수혜 대상이 되기가 쉽지 않다. 혜택을 받으려면 결혼부터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하는데 전셋값 폭등, 실질소득 감소 등에 따라 혼인 자체가 어려운 일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통계청 의뢰로 한국인구학회가 조사한 결과 30대 초반 남성의 50%가, 30대 후반 남성도 27%가 미혼으로 나타났다.
고용 역시 불안하다.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경제활동 참가율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지만 30대 남자 계층은 모든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0.1% 포인트 감소했다.
전체 고용률도 전년 대비 0.4% 포인트 상승했지만 30대 남자는 0.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고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아예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일자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부정기적으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실업자나 마찬가지인 30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금융권의 각종 우대상품마저 20대에 초점이 맞춰지며 30대를 서럽게 한다. 주요 은행들이 소액예금에도 고금리를 제공하고 각종 수수료 면제혜택을 주는 청년층 우대상품을 개발하는데 30대는 연령제한으로 대상에서 제외된다. 우리은행의 우리신세대통장은 100만원까지 최고 연 4.1%의 금리가 적용돼 소액에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지만 가입 대상은 18∼30세로 제한돼 있다. 외환은행의 '윙고패키지' 도 청년층에 각종 수수료 혜택을 주지만 30세 이상은 가입할 수 없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취업을 준비하는 30대 청년 실업자들이 의지할 상품을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정치권에서 표심을 우선시하며 20대 중심의 정책으로 흘러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회 초년병인 30대에 대한 보다 정밀한 정책개발이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해 30대가 20대와 40대 사이에서 '호두까기' 상황에 놓인 현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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