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환경오염보험' 의무가입 재추진

금융감독원이 기업의 환경오염 사고에 대비해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제도 도입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또 기업이 사들인 탄소배출권이 당초 예상보다 효과가 적을 때 비용 손실을 보전해주는 이행보증보험의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14일 '녹색보험 도입 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장기 과제로 기업들의 환경오염배상책임보험(EIL) 도입을 위한 법ㆍ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IL은 지난 2007년 태안지역 기름 유출처럼 예상하지 못한 환경오염 사고에 대비해 기업이 배상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정책성 보험이다. 선진국에서는 1990년대 초부터 의무 가입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환경부도 2006년 보험 의무 가입을 위한 법령 개정을 추진했으나 보험료 산출을 위한 통계 인프라가 미흡하고 기업들의 재정 부담이 크다는 반발에 막혀 흐지부지됐다. 금감원은 또 오는 2013년 한국이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에 포함되는 것에 대비, 탄소배출권 이행보증보험 도입을 장기 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탄소배출권 거래 때 기대한 만큼 배출권이 실제 발생하지 않을 경우에 생기는 비용손실을 보전해주는 보험이다. 아울러 5월 말 이나 6월 초에 자전거 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는 개인용 자전거 보험도 선보인다. 벌금과 변호사 비용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자전거 파손이나 도난에 대한 보상은 자전거 등록제 미시행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추진된다. 지금은 LIG손해보험이 창원시ㆍ이천시와 제휴해 단체보험 형태의 자전거보험을 팔고 있다.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가입 증권을 종이가 아닌 온라인으로 발급하는 대신 보험료를 깎아주고 절감 비용의 일부를 녹색 사업이나 소방관 유자녀 돕기 등에 기부하는 '녹색증권'도 선보인다. '환경친화 재물복구비용 보험'도 판매된다. 이 상품은 주택이나 업무용 건물이 화재로 피해를 보았을 때 환경친화적인 건축자재와 에너지 절약형 전기기구 등으로 복구공사를 해 정부의 '그린빌딩(친환경 건축물)' 인증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보험금을 지급한다. 정부는 현재 그린빌딩 인증을 받을 때 세금을 깎아주고 건축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