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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보다 특혜논란 커 中企서도 폐지 목소리
입력2004-06-10 17:09:40
수정
2004.06.10 17:09:40
■中企 단체수의계약 폐지
혜택보다 특혜논란 커 中企서도 폐지 목소리
■中企 단체수의계약 폐지
내년부터 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제품 우선구매제도가 완전히 재편될 전망이다.
정부가 중소기업협동조합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한 단체수의계약제도를 내년부터 폐지하고 중소기업 경쟁입찰제도를 도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선택사항이던 단체수의계약제도를 없애는 대신 '중소기업 제품 의무구매비율제도'를 도입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의 판로확보를 지원할 방침이다.
◇왜 폐지하나=정부가 단체수의계약제도를 폐지하기로 한 것은 업체간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 기술개발ㆍ시장개척 노력을 게을리하고 정부로부터 독점적 수의계약권을 받은 조합 이사장단이 운영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편중ㆍ연고배정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혜택을 보는 업체보다 '왕따'를 당한 업체가 훨씬 많아 중소기업계에서도 폐지 주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단체수의계약에 참여한 1만5,185개사 가운데 벤처기업은 675개사에 불과하고 회원사 중 벤처기업이 없는 조합이 납품하는 품목도 61개나 된다. 10만개를 넘는 5인 이상 중소기업 중 단체수계 참여업체는 10% 정도에 그치고 있다.
20년 이상 장기간 지정된 품목도 66개나 돼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의계약 참여업체의 연구개발투자 비율은 평균 1.7%로 중소기업 전체 평균(2.3%)에 훨씬 못 미친다. 지난해 단체수계 대상 품목 146개 중 레미콘(레미콘조합), 아스콘(아스콘조합), 배전반(전기조합) 등 3개가 전체 납품실적 4조7,762억원의 44.3%(2조1,180억원)를 차지, 특정 품목ㆍ조합의 비중도 지나치게 큰 실정이다.
단체수의계약제도는 대기업 위주의 압축성장시대에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지난 65년 예산회계법령을 개정하면서 도입됐다. 단체수계 대상품목은 65년 181개에서 98년 258개로 늘어났지만 UR 정부조달협정을 계기로 정부가 축소작업에 나서 2000년 154개, 2003년 146개, 올해는 138개로 줄었다.
◇일괄폐지냐 단계폐지냐=정부는 단체수의계약 대상품목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경우 우선순위를 결정할 객관적인 근거를 찾기 힘들고 특혜논란만 불거지기 때문에 일괄 폐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폐지시기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당장 없애는 방안과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시기 문제는 정부가 대안으로 도입할 '중소기업제품 의무비율제도', 중소기업에 한정된 경쟁입찰제도가 덤핑경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는 입찰제도개선방안과 직결돼 있다.
다만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계의 실정을 감안한 보완책이 마련될 것이고 경쟁지향적인 제도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내년부터 도입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유예기간을 두더라도 1년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계 입장=이와 관련,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안이 확정될 경우 최저가낙찰제도 위주로 흘러가 중소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입찰제도를 보완하더라도 별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견업체가 덤핑으로 낙찰받은 뒤 다른 중소기업에 저가로 하청을 줘 시장질서를 혼란하게 하는 행위를 막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단체수의계약 철폐가 대세라는 점은 받아들이고 있다. 중앙회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안이 확정되면 회원 조합들도 대응책 마련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으므로 회원사들의 의견이 입찰제도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단체수의계약제도가 폐지될 경우 수의계약 물량에 대한 수수료에 크게 의존해온 조합들의 위상이 크게 약화되고 일부는 통폐합될 전망이다. 반면 소규모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공동 기술개발ㆍ시장개척 등 본래의 기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co.kr
입력시간 : 2004-06-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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