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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무더위 속 짜증. 분통
입력2000-07-10 00:00:00
수정
2000.07.10 00:00:00
박상영 기자
시민들 무더위 속 짜증. 분통약 구하러 헤매고 돈 찾으러 북새통
병원들이 원외처방전을 발급하기 시작하고 은행들의 총파업을 하루 앞둔 10일 전국민들은 숨이 턱에 차오르는 무더운 날씨 속에 「돈」과 「약」을 구하기 위해 비지땀을 쏟는 등 짜증나는 하루를 보냈다.
노조가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조흥·외환·한빛 은행 등의 일선창구에는 이른 아침부터 현찰을 찾아놓으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더욱이 이날은 전기요금납부 마감일이고 개인 사업자를 포함한 사업자의 갑근세 납부일, 군인공무원을 비롯한 일부 공무원들의 수당과 일부 회사들의 급여이체지정일까지 겹쳐 업무처리가 지연되는 바람에 곳곳에서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있다.
주부 송모(39·경기도 김포시 풍무동)씨는 『매월 14일 은행계좌를 정리하는데 오늘은 내일 파업 때문에 일부러 나왔으며 파업이 일주일 정도 진행될 것으로 보고 100만원의 생활비를 미리 출금했는데 혹시 도난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상미(28)씨는 『오늘 회사 세금과 갑근세·국민연금·의료보험료를 내러 왔다』며 『평소 같으면 오후에 오는데 붐빌 것 같아 미리왔다』고 말했다. 김형기(31·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씨는 『일주일이나 열흘 가량 쓸 돈을 미리 찾으러 왔고 오후에는 사람들이 몰려 현금이 동나 버릴까봐 아침 일찍 서둘렀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협회가 원외처방전을 전면 발행하기로 한 10일 삼성서울병원·서울중앙병원·서울대병원 등 대부분의 병원들은 환자들의 요구에 따라 원외 및 원내 처방전을 함께 발행해 예상보다 큰 혼란은 없었다.
그러나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원외처방전을 원내처방전으로 바꾸기 위해 길게 줄을 서야 했으며 병원 인근 약국들은 필요한 약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등 의약분업미비에 따른 불편이 속출했다.
한양대병원은 극히 일부 약품을 제외하고는 전면 원외처방을 실시, 지난주까지 10%를 밑돌던 원외처방전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연세대 부속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당초 계획한 대로 이날까지 원내·외 처방을 병행했다.
이날 오전까지 4대1의 비율로 원내처방전을 받은 환자가 많았으나 원외 처방을 받은 환자들은 『원내 처방을 내려달라』고 곳곳에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경희의료원을 찾은 김인중(36·서울 중랑구 중화동)씨는 『안내문만 보고 오늘 원외처방전만 되는 줄 알고 원외처방전만 받았다』며 『병원측이 미리 얘기를 해주지 않아 줄을 서서 원내처방으로 바꿔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ㆍ보령ㆍ평화 등 서울 종로5가 「약국거리」의 대형 약국들은 지난 1일부터 환자들이 가져온 원외처방전대로 처방하기 위해 약품들을 상당량 구입해놓은 상태지만 병원들이 필요 약품 목록을 통보해주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원외처방전을 받고 약국을 찾은 환자들도 속속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다. 김진아(34·회사원)씨는 『대형약국이라 대부분의 약품이 구비돼 있을줄 알고 종로의 약국을 찾았으나 헛걸음만 했다』며 『다시 병원으로 되돌아가 약을 타야 한다고 생각하니 찌는 더위에 정말 짜증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7/1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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