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최고경영자(CEO)에 그룹 공동창업자인 고(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구자은(48) 사장이 선임되는 등 LS그룹 오너 일가의 2세가 모두 CEO에 올랐다.
이로써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8명의 2세들, 이른바 '8인회'의 분권 체제가 출범 10년 만에 새로운 진용을 갖추게 됐다. 내년 1월부터 최고사령탑에 오르는 구자열(59) 회장을 주축으로 한 '사촌경영' 2기가 본격 펼쳐지는 셈이다.
LS그룹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사업 부문 재편 및 2013년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부사장 2명, 전무 5명, 상무 11명, 신규선임 15명 등 총 36명이 승진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창업 2세 '8인회' 날다… '사촌경영' 2기 개막= LS는 지난해 LS전선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승진한 구 사장을 대표이사 CEO에 선임했다. 그동안 사촌 형들에 비해 어려 진급이 늦었지만 지난 1년간 COO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03년 LS그룹을 출범시킨 구태회, 고 구평회, 고 구두회 명예회장의 2세들인 사촌형제 8명이 모두 CEO 대열에 오르게 됐다.
구 사장뿐 아니라 다른 2세들도 그룹에서 중책을 맡게 됐다. LS는 내년부터 LS전선ㆍLS산전ㆍLS동제련 등 3개 사업 부문에 E1 사업 부문을 신설해 4개로 확대했다.
LS전선 사업 부문은 구자엽(62) LS산전 사업부문 회장이 이끈다. 집안 큰어른인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66)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차남인 구자엽 회장이 자연스럽게 주력인 LS전선으로 옮기게 됐다는 분석이다. 구자엽 회장은 가온전선과 JS전선도 총괄하게 된다.
LS산전 사업 부문은 구자열 회장의 막내 동생인 구자균(55) 부회장이 맡는다. LS산전에는 LS메탈ㆍ대성전기가 편입됐다. E1에 LS네트웍스를 포함시켜 신설한 E1 사업 부문은 구자열 회장의 첫째 동생인 구자용(57) 회장이 책임진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3남인 구자명(60) 회장은 동제련 사업 부문을 그대로 맡고 4남인 구자철(57) 한성 회장은 한성의 모기업인 예스코 회장으로 선임됐다.
◇ '책임경영' 기조… 외부 인사 첫 영입도…=LS 측은 이번 인사의 핵심은 LS전선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CEO들을 유임시켜 책임경영 기조를 유지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올해 경기불황에도 그룹 실적이 괜찮았고 구자열 회장 체제가 출범하는 만큼 문책보다 승진을 통해 조직의 안정을 꾀했다는 얘기다. 노중석 예스코 대표이사 CEO와 전승재 LS니꼬동제련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게 대표적인 예다.
이번 임원 인사 중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그룹 출범 10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에서 고위임원을 영입했다는 점이다. LS는 이경범 전 LG패션 부사장을 LS네트웍스 신규브랜드본부장(부사장)으로, 최민구 전 SK하이닉스 전무를 LS산전 CSO부문장(전무)로 영입했다. 그동안 외부인사를 배제하고 가족경영을 표방해왔던 LS가 구 회장 체제에서 보다 공격적이고 열린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LS는 구자명 회장의 아들인 구본혁(35) LS니꼬동제련 중국사업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구 상무는 지난해 이사로 승진하며 LS일가 3세 중 처음으로 임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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