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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관람객 반응이 정말 좋아요. 미국 10대들이 일찍부터 꽤 많이 샀어요."(김세은 오믹시스 책임연구원)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KCON(K팝+컨벤션)' 이틀째 현장. 아침부터 수만 명의 젊은이가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파종 상품인 스티커 씨앗을 파는 대전의 중소기업 오믹시스 부스에 물건을 구매하려는 미국 10대 소녀들로 성황을 이루는 등 이곳에 설치된 40여 개 부스에는 한국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흔쾌히 지갑을 여는 미국인들이 많았다.
KCON은 CJ E&M이 2012년부터 시작한 한류·한국 문화 페스티벌로 K팝과 드라마·영화 등 문화 콘텐츠에서 시작해 중소기업 제품과 정보기술(IT)·패션·뷰티까지 한류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로 넓어졌다.
올해는 지난 4월22일 일본에서 첫 행사를 시작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 KCON은 지난 7월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LA 컨벤션 센터'에서 전시를 하고, 1일부터 2일까지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콘서트를 연다. 그리고 오는 8일에는 뉴욕 '푸르덴셜 센터'로 자리를 옮겨 전시와 콘서트를 한 차례씩 더 펼친다.
올해도 한류 스타가 총출동하는 엠카운트다운 콘서트와 중소기업 컨벤션을 결합한 행사가 마련됐다. 특히 이번 LA 컨벤션에는 CJ E&M이 중소기업청·대중소기업 협력재단과 함께 40개 국내 중소기업들을 초청, 단독 전시 부스는 물론 편도 운송료·통역·마케팅·홍보까지 지원했다. 아이디어·뷰티·패션·문화콘텐츠 기업이 주를 이뤘다. 미래창조과학부도 LA KCON에 10여 개 디지털 콘텐츠 관련 중소기업을 모아 K-ICT 드림존이라는 별도 부스를 마련했다.
지난 4월 일본 KCON에 이어 이번 미국 KCON에도 참가한 속눈썹 연장기기 업체 이지쓰위그의 강득중 대표는 "일본 시장이 까다로운데 KCON을 통해 고객과 친밀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KCON은 한류를 앞세운 전시회라서 수출 성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LA KCON에 첫 부스를 마련한 차량용 멀티 컵 케이스 제조업체 누디아의 서정옥 대표도 "차량용 제품이다 보니 10대보다는 그 이상 연령대에서 인기가 좋다"며 "제품을 직접 사려는 관람객이 많아 깜짝 놀랐다"고 좋아했다.
실제로 한류에 대한 미국 젊은이들의 반응이 뜨겁다. CJ푸드빌의 프랜차이즈인 '비비고' 부스에서 준비한 윷놀이 체험장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한복을 입은 마스코트와 사진 찍기 위해 젊은이들이 바글바글 모였다. 전시장 한가운데 마련한 간이 무대에 가수 로이킴이 등장하자 미국 소녀들은 환호성을 치면서 뛰어갔다. 비빔밥 만들기 체험, 한국 음식 샘플링, 한국 메이크업·패션 배우기, 드라마·영화로 한국어 배우기, 케이팝 스타 댄스 배우기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이벤트도 인기가 많다.
콘서트 표는 일찍부터 매진됐다. 엠카운트다운 콘서트에는 1일 슈퍼주니어·씨스타·GOT7·로이킴·몬스타X, 2일에는 신화·블락비·AOA·레드벨벳 등이 1만5,000석 규모 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CJ E&M은 이번 KCON에 5만5,000명 가량의 관람객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 이를 훌쩍 넘은 8만~10만 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지난해보다 2배 많은 5,500억원 규모의 경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김성수 CJ E&M 대표는 "현장에서 당장 계약하기보다 컨벤션을 계기로 인연을 맺어 1~2년 뒤에 성과를 내는 기업이 많다"며 "CJ E&M이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기보다는 상생 차원에서 하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이날 KCON을 직접 둘러본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입장료가 따로 있는데도 현지인들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민간에서 문화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의 중요성을 인식할 때까지 미래부도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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