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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반달곰 한마리 사라져
입력2002-06-27 00:00:00
수정
2002.06.27 00:00:00
지난해 지리산에 방사됐던 반달곰 세마리중 한마리가 전파발신기만 남긴채 사라졌다.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은 27일 5개월간의 적응훈련을 거쳐 지난해 9월 전남구례군 지리산 문수리골에 국내 처음으로 자연 방사됐던 반달가슴곰 세마리중 암컷인 `반순이'가 전파발신기만 남긴채 실종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파발신기는 반달곰이 방사됐던 문수리골에서 2㎞정도 떨어진 계곡의 바위틈에서 발견됐으며 예리한 낮이나 칼에 의해 잘려진 상태였다.
연구원은 행동반경이 2-3㎞에 달하는 수컷들과 달리 반순이의 행동반경이 6개월이 지나도록 500m에 불과해 국립공원 곰관리팀을 동원, 추적조사를 벌인 끝에 반순이의 실종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반순이는 움직임이 마지막으로 관측된 지난해 12월 초와 동면에 든 것으로 발표된 1월 10일 사이에 굶어 죽거나 탈진한 상태에서 밀렵꾼 등에 의해 발견된 뒤 전파발신기를 제거당한 상태에서 산 아래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생후 1년이 안된 곰은 웅담의 가치가 거의 없는 만큼 밀렵에 의해 희생됐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
이와 관련, 연구원 관계자는 "전파발신기가 발견된 바위틈은 지난 1월 10일 반순이가 동면에 들었던 곳과 동일한 지점" 이라며 "따라서 반순이가 숨진 시점은 12월 중순부터 1월 초순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면여부에 대한 확인작업을 할 당시에는 바위틈 입구에 눈이 워낙 수북히 쌓이고 혹시 잠을 깨울지도 몰라 전파발신기의 위치만 확인했을뿐 실제반순이의 모습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순이의 행동반경이 6개월이 지나도록 전파발신기의 오차범위인 500m에 그친데다 한결같이 같은 지역에 머물고 있었는데도 이제야 실종사실을 확인한 것은 연구원의 관리소홀 탓이라는 비난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방사된 4마리의 반달곰 가운데 암컷 한마리가 한달만에 등산객의눈에 띄어 사육장으로 돌아온데 이어 이번에 다시 한마리가 실종됨에 따라 현 단계에서 반달곰 복원계획의 성공률은 50%로 떨어졌다.
연구원은 기존의 전파발신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보고 앞으로 야생적응에성공한 수컷 두마리는 `생존센서'가 부착된 전파발신기로 교체하고 고감도 안테나를설치하는 등 위치확인과 생존여부의 정확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 반달곰의 보호를 위해 출입통제 구역을 기존 106㎢에서 159㎢로 확대 지정하고 장기적으로는 현재 5마리 정도로 추정되는 지리산의 반달곰 개체수를 2011년까지50마리로 늘리기 위한 종합계획을 추진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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