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증권산업은 많은 기업들이 생존을 걱정해야 할 만큼 사정이 열악했다. 수수료 인하로 대표되는 치열한 시장 경쟁은 증권업이 레드오션임을 실감케 했고 이 상황에서 몇몇 대형사를 제외한 많은 업체들이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던 증권업이 올들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증시 활황에 힘입어 저마다 큰 폭의 실적 증가를 이뤄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을 기정사실화하며 증권업이 중장기적으로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들어 대부분 깜짝 놀랄만한 실적을 내놓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40개 증권사들의 2005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세전이익은 1조5,4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55억원)보다 159.3%나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서프라이즈의 가장 큰 이유는 증시 호황에 따른 주식 거래 대금 증가다. 이로 인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주식 거래 대금의 경우 거래소는 올 상반기에 349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87조원(33.2%) 늘고, 코스닥은 197조원으로 무려 120조원(155.8%)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상반기 수수료 수입은 지난해 1조5,084억원에서 올해 2조756억원으로 5,672억원 늘었다. 간접투자 시장은 더욱 뚜렷한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미 대세로 정착중인 적립식 펀드 외에도 변액보험, 퇴직연금 등 대형 호재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증권사는 물론 자산운용사의 수익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증권시장 전체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2조6,000억원이었으며 수익증권 판매수수료는 5,530억원, 자산운용 수수료는 2,637억원이었다. 아직까지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절대적이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간접투자 시장 활성화로 인해 수익증권 판매와 자산운용 쪽 수수료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시장의 부침에 상관없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증권사별 특성에 맞는 전문화만이 살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물론 대형사들이야 브로커리지, 자산운용, 투자은행(IB)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춰가겠지만 중소형사들은 자기만의 강점을 살린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종록 증권업협회 상무는 “더 이상 양적 경쟁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자기 특성과 능력에 맞춰 블루오션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펼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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