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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D램 반도체업계 막바지 생존게임
입력2001-10-26 00:00:00
수정
2001.10.26 00:00:00
美·日, 한국 반덤핑제소등 한계판단 극단대책 동원세계 D램 반도체업계의 생존게임이 막바지 고비를 맞고 있다.
메이저 D램 업체들은 예외 없이 비주력 사업장을 폐쇄하고 대대적인 인력감축ㆍ조정 등 비용축소를 통해 '살아남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일본 반도체 업체들은 한국 업체를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준비하는 등 최후의 카드를 뽑아들고 나섰다.
이같이 극단적 수단이 동원되는 것은 시장상황이 한계에 달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업계의 생존경쟁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반도체업계 자구노력 가속화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비상경영에 돌입, 원가 30% 절감, 인력 10% 축소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3ㆍ4분기 반도체 부문이 적자로 전환되자 투자를 추가로 줄이는 등 사업전략이 '손해 줄이기'로 바뀌면서 자구노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오는 11월부터 향후 5개월 동안 전임직원을 대상으로 순환무급휴직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281개 팀을 통폐합, 조직을 35% 정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처음으로 일부 직원의 연봉을 삭감하고 경영진에 대해 봉급을 지급하지 않는 등 자구안을 마련했다.
일본의 NEC와 히타치는 D램 합작법인인 엘피다로 사업이관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히타치와 NEC는 수천명의 인원을 줄이는 한편 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도시바는 대규모 감원과 함께 메모리 사업을 분리, 4위 D램 업체인 인피니온과 합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업체들은 한발 더 나가 삼성전자ㆍ반도체에 대해 반덤핑 제소 움직임을 보이는 등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삼성전자의 감산동참 압박 카드로 해석된다.
그러나 세계 1위 업체로 '감산효과'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삼성전자는 "감산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입장을 고수, 경쟁업체들을 몰아부치고 있다.
◆ 피 말리는 생존게임 언제까지
삼성전자ㆍ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주력하는 D램의 경우 마이크론ㆍ인피니온ㆍ도시바 등과의 출혈경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삼성전자는 3ㆍ4분기 반도체부문에서 3,8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하이닉스는 영업손실 5,310억원, 순손실 1조6,200억원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올렸다. 마이크론도 4ㆍ4분기(6~8월)에 1조2,7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손실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업계의 출혈경쟁이 막바지 고비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PC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거나 공동감산을 통해 D램 업계가 같이 살아나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업체들이 고통스러운 자구안을 마련하고 통상압력까지 준비하는 것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든 한계상황까지 왔음을 반증하는 신호"라며 "시장질서가 재편될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 256메가 중심의 재편예고
최근 128메가 D램과 256메가 D램의 비트당 가격이 비슷해지면서 256메가 D램이 내년에 주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56메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불황을 통해 2위 업체가 넘볼 수 없는 확실한 강자의 위상을 구축한다는 자세다.
256메가에 시장 우위를 바탕으로 2위 그룹이 적자에 허덕이는 동안 시장점유율을 40% 이상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초 21%에 불과했던 D램 시장 점유율이 최근 최고 30%까지 오른 것으로 자체평가하고 있다.
마이크론과 하이닉스가 내년 초 256메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하더라도 삼성이 0.12미크론의 미세가공공정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후에는 지금보다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면 256메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인피니온과 엘피다는 내년 질서재편에서 새로운 강자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256메가 시대를 앞당기려는 그룹과 이를 늦추려는 그룹간의 싸움이 세계 반도체시장의 새로운 전선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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