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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기관사 공황장애 산재인정
입력2004-02-09 00:00:00
수정
2004.02.09 00:00:00
고광본 기자
최근 실업률 증가 등으로 지하철 자살사고가 늘어나는 가운데, 고혈압과 구토증 등에 시달리던 지하철 기관사가 `공황장애`를 신청해 받아들여지는 등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사들의 정신건강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도시철도공사 기관사 H(33)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공황장애`를 이류로 신청한 산업재해신청이 최근 수용됐다. H씨는 지난해 9월 지하철 6호선 운전 중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구토증세를 느끼며 열차에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낀 결과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공황장애란 실질적인 위험대상이 없는데도 공포감을 느끼는 정신적인 발작증세다.
도시철도공사 노조는 우울증과 정신분열증 등 병원으로부터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6명의 다른 기관사들에 대해서도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낼 방침이다. 노조는 또 지난해 8월 우울증과 불안증세로 정신과치료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모(36)씨와 임모(35)씨 등 기관사 2명도 공황장애로 인한 사망으로 보고 산재를 신청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기관사들은 지하철 사고에 대한 만성적인 공포감을 호소하고 있다. 기관사 김모씨는 “끝없는 지하터널을 맴돌거나, 전동차를 몰고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꿈을 꾸는 동료가 한둘이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 이 회사 기관사 145명 가운데 11명이 2회 이상의 사고 경험을 갖고 있고, 105명이 불면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9명은 잠을 위해 수면제나 술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흥준 지하철공사노조 승무본부장은 “기관사들은 몸이 지친 상태에서 사상사고에 대한 두려움까지 겹쳐 심신이 극도로 위축된 상태”라며 “기관사의 정신질환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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