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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분기 성장둔화" 투자자 불안"
입력2002-05-07 00:00:00
수정
2002.05.07 00:00:00
■ 뉴욕증시 왜 폭락했나기업 수익회복 지연 소비·주택시장 열기식어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6일 심리적 저항선 아래로 폭락한 것은 미국경제가 2ㆍ4분기 들어 다시 둔화되고 블루칩 기업들의 수익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가의 큰 손 워렌 버핏의 핵테러 가능성에 대한 언급과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메릴린치 등 월가 브로커 회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루머가 투자자들을 패닉으로 몰아넣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7일 40년 만에 최저인 단기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이를 반기기보다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불안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FRB가 오는 6월에도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우며 8월 이후에 인상을 고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반적인 약세장 속에서 유독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는 종목은 반도체다.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곧 망할 회사"라고 비난했던 조 오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경기회복의 증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매수의 좋은 기회"라고 추천했다.
▲ 기업수익 회복 지연 우려
뉴욕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는 원인은 ▲ 2ㆍ4분기 성장둔화 가능성 ▦저조한 기업수익이다.
지난 4월 실업률이 8년 만에 가장 높은 6%를 기록하며 급상승한데다 경기회복의 원동력이었던 소비와 주택시장 열기가 식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ㆍ4분기 성장률이 5.8%로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미래의 성장률을 앞당긴 것에 불과하고 2ㆍ4분기 이후 연말까지 분기성장률이 이처럼 높게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기업수익은 1ㆍ4분기 성장률과 반대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분기 블루칩 500개 기업(S&P 500)의 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12% 하락,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기대했던 8% 하락보다 심각하다.
따라서 그동안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믿고 상승했던 주가와 현실의 수익의 차이(거품)를 메우는 조정과정이 두달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S&P 500 기업의 주가수익률(PER)이 20.7로 두달 전의 22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아직은 과거 평균치 15보다 높다는 점에 주목, 수익이 개선되기 전에는 조정장세가 상당 기일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캐리나 메이어 ISI연구소 연구원은 "미국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할 때 현재 주가는 너무 높다"며 "기업수익이 4ㆍ4분기 이후에 상승할 경우, 주가 상승을 받쳐줄 힘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경제가 또다시 침체에 빠질 경우(더블딥) 주가의 추가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다발적인 악재
이런 가운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1만명의 투자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10분 후 또는 50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미국이 핵테러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해 증시 불안감을 자극했다.
엔론사태 이후 미국기업ㆍ브로커ㆍ회계회사 등이 회계조작 의혹 또는 내부거래 등의 혐의로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거나 소송을 당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IBMㆍ타이코 등의 주가는 하루에 10% 정도 폭락했으며 부실회계에 대한 자체감사를 벌인 소프트웨어회사 페레그린시스템의 주가는 이날 무려 65% 폭락했다.
메릴린치ㆍ골드만삭스ㆍ리먼브러더스 등 브로커 회사들은 증권거래위(SEC)와 뉴욕주 검찰이 애널리스트들의 사기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있는데다 무디스마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면서 금융주 하락을 견인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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