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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본궤도 오르는 '두산웨이' (2·끝) 신성장 엔진 달고 도약

주요 계열사 줄줄이 실적 'U턴'… 연료전지 등 신사업 안착이 열쇠


소비재에서 산업재 기업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두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중국 건설경기 침체 등 연이은 악재로 수주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의 늪에서 빠져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다.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발전플랜트와 건설·조선·중공업 부문은 경기에 유난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시황만을 바라보는 '천수답 경영'에 머물 수는 없는 법. 이를 극복하려면 업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경쟁자들을 제치거나 새로운 시장·사업을 개척해야 하고, 두산의 전략도 여기에 집중되고 있다.

두산은 주력사업인 발전플랜트와 중공업 장비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입히고 급성장세를 보이는 연료전지 시장에도 뛰어들며 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기초체력을 탄탄히 하겠다는 의지다.

전문가들은 두산이 국내 최고(最古)기업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선 이런 신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건설·두산엔진 등 두산의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관련 그래프에서 공통으로 'U' 자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2011년까지는 호조를 보이다 2012~2013년 주저앉은 뒤 2014년부터 서서히 살아나는 모양새다.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두산중공업의 연간 수주액은 2011년 10조원대였지만 유럽 금융위기와 중동 수주 부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등 겹악재 속에 2012~2013년 5조원대로 떨어진 뒤 올해 9조원대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영업이익은 2011년 6,796억원에서 이후 2년 연속 3,600억원대에 머무르다 지난해 4,530억원을 기록했고 두산건설은 2012년 4,491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지만 지난해 1,430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건설업이 무너지며 두산건설과 관련 장비를 만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함께 고난의 시간을 보낸 것이다. 두산엔진의 수주액도 2011년 1조1,378억원이었지만 조선·해운업 침체 때문에 2012년 3,464억원으로 3분의 1토막 난 뒤 2014년 6,600억원으로 개선됐다. 중공업·산업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집중한 게 되레 두산의 약점으로 돌변한 것이다.



최근 두산 계열사 실적이 회복세지만 언제든 세계 경기가 고꾸라지면 두산은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건설은 여전히 그룹의 안정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두산에는 불황을 이겨낼 무기가 필요하고,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미래 신기술', '새로운 시장'을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산은 우선 발전플랜트와 건설기계 등 주력 사업과 ICT를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경남 창원 본사에 '발전소 원격 관리 서비스 센터(RMSC)'와 서울 사무소 '소프트웨어 센터'를 잇달아 개설하고 시·공간 제약 없이 발전소를 원격 관리하는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발전소만 짓는 데서 끝나지 않고 운영과 예방정비까지 맡는 것이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발전소 운영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운영 능력이 부족한 동남아 등 신흥국에서 수주 가능성을 높여 시장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삭기의 위치와 가동상황, 주요 시스템 상태를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두산TMS'를 통해 제품 차별화에 나섰다.

연료전지는 두산이 주목하는 차세대 먹거리다.

두산은 지난해 7월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 시장 선도업체인 '퓨얼셀파워'를 합병하고 건물용 연료전지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클리어엣지파워'를 사들여 '두산 퓨얼셀 아메리카'를 출범시켰다. 연료전지는 수소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얻는 설비다. 2012년 세계시장 규모는 1조8,000억원이지만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세로 2018년 5조 원, 2023년 4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은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연료전지·신재생에너지 관련 내용을 추가하고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두산은 올해 연료전지 수주 4,000억원, 4년 뒤인 2019년에는 1조4,00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1위 사업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두산의 성장동력은 연료전지"라며 "2·4분기에 얼마나 수주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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