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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선물/‘불경기’ 독특하고 실속있는 선물을…

◎건강식품 등 중저가 세트 큰 인기/낱개 포장·상품권 선호도 높아/전자수첩등 신세대형도 매출 클 듯/소비자 70% “구입때 실용성 우선 고려”/토속냄새 물씬 더덕세트 등 등장 ‘눈길’/청과·수산물 작황부진따라 유통업체 세트 제작 줄여설 선물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설 선물은 갈비 및 정육세트·과일세트 등이 주류를 이뤄 왔으나 올해는 상품권과 다양한 상품을 혼합한 아이디어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객들이 개별상품을 낱개로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과거 세트로 선물을 구입하던 관행에서 탈피, 여러가지 단품을 골라 구입해가는 개성있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대다수 고객들이 선물용품을 구입하면서 화려하게 포장된 대형 선물세트보다는 소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를 감안해 단품위주의 개성있는 선물세트를 대량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이같은 현상은 소비성향이 점차 개성화되면서 고객들이 기성품화된 선물세트를 기피하고 색다른 선물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개성화와 함께 올해는 실속파 선물용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라 올해는 가격이 덜하면서도 실용적인 중저가선물용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중저가선물세트 선풍은 올들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으로 중저가상품군에 들어가는 건강식품·가공식품·잡화 등의 선물세트가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 유통업체들 역시 선물세트메이커와 연계, 중저가상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발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설 선물용품시장에서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은 상품권의 인기가 지난해에 이어 계속 이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각 명절 때마다 롯데·신세계·미도파·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은 전년대비 최고 2배에 이르는 높은 상품권발행 신장률을 기록해왔다. 관계자들은 실속파 구매풍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 상황에서 상품권 발행이 더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 환경의식이 고조되면서 국산 토속상품이 대거 출현하고 있는 것도 선물용품시장 특징 중의 하나다. 「순우리정육」 「한방차」 「합천유과」 「더덕세트」는 물론 북한산 「평양소주」 「로열젤리」까지 국내에서 채취한 토속상품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토속상품 붐을 의식한 듯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설 판촉기간동안 국산 식품과 수입식품을 비교전시판매하는 이색행사까지 선보이고 있다. 중국산 고사리·더덕 등 수입산 식품의 뒤진 맛을 매장에서 직접 시현하며 국산 토속식품판매를 권장하고 우리 농어촌보호에 앞장서겠다는 판촉행사로 소비자는 물론 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입학·졸업철을 앞두고 신세대 학생용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졸업·입학선물의 주류를 이루던 만연필·앨범 등 전통적인 선물들이 뚜렷한 퇴조기미를 보이는 반면 무선호출기·전자수첩·패션시계·컴퓨터 등 신세대상품들이 선물시장을 장악,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신세대층의 패션의식이 매우 높아 각 제품간의 디자인개발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소비자의식 변화◁ 이같은 선물풍속도의 큰 변화는 고객들의 소비의식이 과거 과시위주에서 실속위주로 급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최근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중앙회가 서울에 거주하는 회사원 5백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70.8%가 「선물구입시 실용성을 먼저 생각한다」고 답변, 강한 실속구매성향을 짐작케 했다. 「비싼 가격을 먼저 생각한다」고 응답한 경우는 19.8%, 「신제품 및 특이상품을 선호한다」란 응답은 9.4%에 그쳐 과시성 선물구입풍조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용적이면서도 알찬 선물을 받으려는 소비자 욕구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최근 고객 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물용품 품평회에서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로 「설록차」 「참굴비」 「수삼」 「손수권+상품권」 등을 선정했는데 상품구색은 물론 실용성면에 있어서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알찬 상품들이다. 앞으로 소비자들의 실속구매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심화되고 있는 불경기가 지속될수록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질 전망으로 선물시장 변화에 큰 자극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속구매요령◁ 그레이스백화점은 자체 분석한 선물세트현황을 통해 올 설 시장은 사과등 일부 청과와 수산물 확보가 어려워 우수 품질의 선물세트를 제작하기가 힘들다고 평가하고 청과·수산물보다는 상품권·패션잡화·의류 등 간단한 선물용품으로 인기상품이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청과세트를 구입하려면 사과보다는 다른 청과나 정육으로 품목을 교체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다. 수산물 역시 지난해 해양에서의 기름유출사건등으로 인해 상품물량이 풍부하지 않아 옥도미·굴비·젓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스는 이같은 일부 농수산물의 작황부진 사태를 조언하고 신세대층 고객들에게 다양하게 나와있는 패션소품을 구입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같은 조언은 서울 신촌에 위치한 그레이스백화점에 젊은층고객이 많이 찾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설날선물 지혜롭게 구입하기 요령」을 제시했다. 이중에 가장 관심을 끄느 대목은 「마음에 드는 선물이 없을 때 상품권을 활용할 것」 「포장은 되도록 줄일 것」 「무료 배달시스템을 활용할 것」 등이다. 롯데백화점은 낱개선물을 제안했다. 과일을 사더라도 소비자가 여러 종류의 과일을 소량구입, 종합포장하면 멋진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조언에도 불구하고 정성이 담기지 않은 선물은 올바른 선물이 아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맞아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정성이 담긴 선물을 즐겁게 구매하는 풍조가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다.<이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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